가슴에 닿았던 마주치지 말자 (Let's Not)

이별할 때 내가 들었던 이야기

by 쭈이날다


슈퍼주니어 3집 수록곡 중

가장 아끼는 노래가 있다.

슈퍼주니어 K.R.Y가 불렀던

마주치지 말자 (Let's Not...) 다.


처음엔 그저 예성 목소리가 좋아서

듣던 노래가 불현듯 귀에 딱 꽂혔다.

알고 보니 슈퍼주니어 덕질 이전에

중학교 때부터 좋아했던

Flytothesky 환희가 조준영 님과 함께

작사 작곡한 노래였다.


역시 덕후의 귀는 최애의 감성을 딱 알아보는 법이다.

어쩐지 노래가사와 멜로디가 유독 가슴에 와닿았다.

구최애가 쓴 곡을 지금 최애가 부르다니!!

나에게는 들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노래였다.



환희의 감성과 예성의 목소리가 좋아서

계속 반복해서 듣고 무대도 찾아보고 했던

'마주치지 말자'의 노래가사가

이별할 때 내 이야기될 줄은

그때는 정말 꿈에도 생각 못했다.


도입부 가사부터가 내가 헤어질 때

그 상황이 생각나게 만든다.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고

그토록 사랑한 그 대가에

넌 돌리려 해도 울며 매달려도

그냥 싫다며 헤어짐을 말한 나야'


하루아침에 일방적으로 통보받은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나와의 지켜야 할 약속도, 금전적인 책임도

전부 지키지 못할 상황이 되자

모든 걸 저버린 채 도망치듯

결정해 버린 비겁한 이별이었다.


갑자기 헤어지자고 말하는 그 사람에게

원망보단 아쉬움과 미련이 가득하여

가사처럼 매달려 붙잡아봤지만,

돌아온 건 결국 냉정한 태도뿐이었다.

예기치 못한 이별에 붙잡아보고

매달려봐도 아무 소용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들었던 말이

가사 후렴구에 그대로 나와 있었다.


'다신 나 같은 사람 사랑하지 말고

다신 그리워할 사람 만들지 말고

너만 바라보고 너 아님 안 돼서

하루도 못 버틸 만큼

사랑해 주는 사람 만나 제발'


감미로운 선율에 애절한 가사와 함께

예성의 목소리로 들으면 그저 애틋해 보이지만

이별할 때 실제로 저 말을 들었을 땐

황당하고 기가 찰 노릇이다.

똑같은 말은 아니었지만

후렴구 가사와 매우 유사한 말을

그 사람에게서 마지막으로 들었다.


약속도 의무도 모두 지켜지지 않은 채

나를 배신하며 도망치듯

혼자 결정한 이별에서 저런 말이라니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었다.

물론 저런 애절한 표현은 아니었다.

사실 애절했어도 황당해서

화가 나는 건 똑같지 않았을까


본인이 이 상황을 해결해보려 하거나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이 아닌

다시는 ~~ 하지 말고

나 같은 사람 사랑하지 말라니

이렇게 비겁한 말을

내가 듣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어려움을 같이 이겨낼

방법을 찾고 있던 사이

그 사람은 나와 이별과 동시에

혼자 도망치는 방법을 선택했다.


답답하고 화나서 미칠 노릇이었다.

그가 갑자기 왜 나를 떠나서

이별하려는지 이유라도 알고 싶었다.

아무것도 모른 채 마주한 이별 앞에

혼자 마치 물에 잠긴 듯 답답했고

그 사람을 미워하고 원망했다.


그럴수록 바보같이 그 사람과의

행복한 추억만 계속 떠올랐다.

힘든 상황에서 혼자 슬픈 감정을

쏟아낼수록 그 사람과의 소중한 기억은

내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러다 문득 너무 좋아해서 자주 듣던

슈퍼주니어 '마주치지 말자' 가사가

이별 당시 그 사람 입장에서

나에게 얘기해 주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별할 때 그가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서 한동안 힘들었다.


노래가 워낙 명곡이라 K.R.Y 무대, 콘서트

슈퍼주니어 19주년 콘서트에서까지

꾸준히 무대가 올라오고 있다.

'마주치지 말자' 무대를 보며 노래를 들을때마다

매번 그 사람이 나에게 했던 말을

계속 반복해서 듣는 기분이었다.



당시 이별할 때 내가 그 사람에게 들었던 말은

노래 속 표현되는 분위기와는 달랐다.

내 이별의 끝은 한없이 냉정하고 무책임했는데

예성의 '마주치지 말자' 에서 이별은

슬프고 애절하게 들렸다.


비록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이 노래를 불렀던

예성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묻고 싶었다.

이토록 애절하게 부르는 예성도

가슴 아픈 이별을 했는지.

가사 속 남자는 가슴 아프지만

어쩔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는 마음이었는지.


일방적으로 이별을 통보받은 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만 했던 나로서는

이 노래를 통해서라도 이 이야기를 했던

당시 그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었다.


내 이별은 이유도 모른 채 답답했지만

메시지 하나로 나에게 냉정하게

이별을 이야기하며 가사와 같이

나 같은 사람 사랑하지 말라고 할 때

그 사람의 마음도 이 노래가사처럼

이렇게 슬프고 힘들었을 거라고 믿고 싶었다.


그렇지만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우리의 이별은 나 혼자만 아팠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와의 약속도 무책임하게 모두 외면한 채

도망치듯 떠나버린 그 사람이 나에게

슬픈 마음으로 이야기했을 리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이 노래를 들을 때는 그렇게 믿고 싶었다.


답답해하며 원망하고 미워해보고

슬픈 감정까지 다 쏟아내고 나서야 깨달았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듯

영원할 줄 알았던 우리의 관계에서

이별 또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는 것을.



'지난 시간을 세며 아파 울지 말고

지난 바보 같은 사랑 그리워 말고

제발 행복하기를

두 번 다시는 마주치지 말자'


마지막 가사처럼 이미 지나간 그 사람과의

추억이 담긴 시간과 사랑을

그리워하며 혼자 울지 않고

앞으로 내가 더 행복하길 바라고 또 바랬다.


긴 시간 동안 그와의 아팠던 이별을 떠올리며

울며 화내고 원망했던 마음은 가슴에 묻어두고

감사하고 고마웠던 것만 기억하고자 했다.


'마주치지 말자'를 들을 때마다

그동안 나의 사랑과 이별을 되돌아보고

다시 생각해 보며 나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고

다 잡을 때까지 큰 위안이 되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부른 예성에게 늘 감사하고 있다.


이젠 그때의 행복한 기억과 추억을 남겨줘서

정말 고마웠다고 진심을 다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진심으로 사랑했기에 그 사람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비로소 마음이 좀 더 단단해져서

이 노래를 들어도 예전처럼 슬퍼하지 않고

소중한 추억만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아픈 기억보다는 추억을 떠올리며

그 사람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이 또한 나에게 귀중한 경험이 된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 이제는,

진짜 나만 바라보고 아껴주며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이젠 나 스스로 제발 행복해지기를 소망한다.

앞으로 만나게 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내는 하루하루는 행복만이 가득하길,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