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오래 쉬었던 날들이었습니다. 누군가는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고 물었지만, 놀랍게도 마음을 꽁꽁 얼려두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이따금씩 스치는 바람결에 봄 내음을 맡기는 했지만, 향기뿐이어서 마음을 녹이지는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아름답고 찬란해서, 한동안은 그 향기로 연명하듯 또 한 시절을 보냈어요.
그렇게 여러 계절들을 지나오고 지나 보내다 고요하고 적적한 겨울의 한복판에서, 여름처럼 청량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사랑이 아니면 설명할 수가 없는 사람을. 이후로 제 주변은 온통 봄이 되었어요. 봄 향기와 봄 햇살 같은 것들이 잔뜩 아른거리는 안온한 계절 말이에요.
찰나의 꿈인 것 같아 여러 번 눈을 깜빡였는데 아니어서 왈칵 울음이 났어요. 시들지 않는 봄이라니, 영원과도 같은 사랑이라니. 그런 것들이 곁을 맴돌고 있다니. 믿어지나요? 저는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물들듯 사랑에 빠지는 것과, 그 사랑을 선명히 바라보고 기꺼이 끌어안기로 마음먹는 건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저는 이 사랑에 모든 마음을 맡길 생각입니다. 그러니까, 그와 동반되는 아픔과 슬픔들도 남김없이 다 끌어안겠다는 말이에요. 그것 또한 사랑의 일부일 테니까요.
사랑해 주세요. 예뻐해 주세요. 말하지 않아도 성큼 찾아와 다정히 마음을 쓰다듬어주는 사람. 떠나지 말아 주세요. 실망하지 말아 주세요. 부탁하지 않아도 폭삭 한 아름 안아주는 사람. 그런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저는 도무지 방법을 모르겠으니 그저, 사랑하기로 해요.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보기로 해요.
사랑해요. 흔한 이 한 마디가 내게는 결코 쉽지 않았어요. 끝끝내 꺼내둔 이 한 문장으로 모든 마음을 대신합니다. 영원이라는 건 없대도, 시들지 않는 봄이라는 건 없대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을 거예요. 남루해지지 않는 사랑과 닳지 않는 마음만을 건넬게요. 고르고 골라 가장 예쁘고 다정한 것들만 건네줄게요. 사랑만을. 그저, 사랑만을 할게요.
/ 봄의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