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글쓰기
며칠 전 내게 술과 담배는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음악 듣기를 좋아한다. 가끔 눈이 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진짜 눈이 멀면 처음엔 슬프겠으나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이다. 왜냐하면 눈을 감을 때 비로소 음악이 제대로 들리기 때문이다.
나는 어둠을 좋아한다. 그래서 새벽을 좋아한다. 요즘처럼 해가 쨍쨍한 날에 가끔 산에 오른다. 높은 곳에서 햇살이 나를 공격한다. 나는 햇빛을 사냥하고 싶다. 그늘로 피하기보다는 햇빛에 맞서고 싶다. 내가 햇빛을 이길 순 없겠지만 쓰러지더라도 굴복하고 싶지 않다. 햇빛을 사냥하고 어둠을 만들고 싶다.
나는 기억을 좋아한다. 나는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를 돌이켜 볼 때가 더욱 많다. 그래서 나는 역사와 이야기도 좋아한다. 역사, 이야기 등은 내가 읽은 시점에는 이미 과거에 쓰여진 무엇이기 때문이다. 나는 과거가 좋다. 현재를 살기 위해 명상도 연습하고 운동도 하지만 과거를 좋아하므로 쓰기도 좋아한다. 쓰기는 과거를 소환하는 행동이다. 마법사의 소환술이다. 잊혀진 기억을 불러내면 다른 현재가 펼쳐진다. 전혀 다른 현재가 펼쳐진다.
나는 스트레칭을 좋아한다. 몸이 유연하지 않아 피로가 많이 쌓인다. 그래서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하면 남들보다 몇 배의 행복을 느낀다. 매우 안 유연해서 받은 축복이다. 언젠가 나도 70살 즈음 되어 무림 고수가 되었을 때는 다리가 일자로 찢어질 정도로 유연하면 좋겠으나… 한편으로는 그때도 안 유연해서 스트레칭의 기쁨을 몇 배로 느끼면 좋겠다. 평생 다리가 안 찢어지면 평생 스트레칭을 할 테니 말이다.
나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시간을 좋아한다. 요새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어제 밤에도 친구가 내 이름을 부르며 카톡을 보냈는데 무슨 일이 있나 해서 답장하지 못했다. 술 먹다가 생각나서 불러내려고 카톡했단다. 아침에 씻으면서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