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2025

무의식과 소화불량

by 윤준희

고통이 없고 온전히 평화로운 삶은 어떨까?


거의 무의식에 가까운 하루를 지내는것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이 떠다니다 사라지는. 비몽사몽 몽롱한. 무엇을 하던 간에.


걱정도 슬픔도 긴장도 없는 삶. 권태롭거나 심심해서라도 뭔가 하고싶은 욕구나 기쁨을 찾을까?


그렇진 않다. 나이가 드니 그런 두근거리는 모티브가 없어졌다. 아마도 자동차 정도? 그것도 클래식 메르세데스 정도 될 텐데, 그렇게 설레지는 않는다.


오늘 하루가 대략 그렇게 지나간것 같다.


신기한 일이다. 평소처럼 긴장 초조 걱정 분노 집중 성과 등등 이런 것들이 날 얽매이지 않는 경우는 많지 않은데 말이다.


다만 이 소화불량 만이 내가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소화까지 잘 됬으면 백프로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을듯.


만약 20대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보았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아마도 답답하고 무미건조하고 힘겹고 재미없는 삶 그 자체 아닐까?


그런데 사실 살만하다. 20대보다 훨씬 더.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생각해보면 그때 꿈꾸었던 나의 미래가 그대로는 아니지만 꿈 이상으로 이루어졌다.


30년동안 겪은 수 많은 위기와 돌파구를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 다시 된다는 보장도 없고.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엄마 아빠 그렇게 돌아가시지 않게 조치하는게 거의 유일한 하고 싶은 일이다.


부모님의 천상영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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