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026 금요일

떠남, 찾음, 만남

by 윤준희

형이 몇십년 전에 그런 얘기를 했던것 같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런 저런 철학 서적들을 집에 쌓아놓는게 취미였던 시절.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누구나 사다리를 빨리 올라가는 법만 가르치고 배운다는점.


사다리를 어디 걸칠 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점.


인터넷이 열리고, 유튜브가 생기고, 소셜 미디어가 생긴 이후에는 어디 걸칠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게 됬다.


그 다음 문제는, 어디 걸칠지 마음을 어떻게 내느냐는 것이다.


너무나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의견과 길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인터뷰어가, 자기 아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됬는데, 어떤 분야의 잡을 잡는게 장래에 좋겠냐고 물었다.


대략 20-30초 생각에 잠기더니 일론이 하던 말이, "마음이 가는 대로 가라" 였던것 같다.


이러한 종류의 부름, 혹은 찾음은 언제나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리스크-리턴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한번, 아니면 내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것 같지만, 떠날것 같다.


찾을것 같다.


내 커리어가 아까워서일까?


현재 잡이 불만이 많아서일까?


물론 다들 조금씩 있겠지만, 뭔가 꺼림직 할때 묻었다가 더 큰 문제로 돌아온 것을 봤기 때문이다.



나는 용병이다.


한때 고인물이 되려고 해봤다.


내 스킬셋이던, 스타일이던, 출신 국적이던, 나는 고인물이 될 수 없다.


더 돈 많이 벌려고? 더 명성을 날리려고? 더 오래 일하려고? 아니다.


내 커리어가 가장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가야 한다. 그게 장기적으로 제일 안전하다.


3점 슛을 잘하는 용병이라면, 3점 슛을 누구보다 잘 넣거나, 3점 슛이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을때까지 값어치가 있다.


몸값을 못하게 되면? 옮기는거다. 미련없이.


용병이 가장 바게닝 파워가 높을 때는? 오퍼 받을 때 까지다.


이번 잡을 옮길 때 이러한 면에서 실수한 점이 바로 위의 점이다.


그래서 배웠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렇다. 물론 나는 나이가 많다. 다만 그렇다고 값어치가 없는건 아닌것 같다.




아이들이 독립하려면 아직 13년이 남았다. 그 간에 어떻게 수입을 유지할 것인가?


어떤 수를 쓰던, 노동 수입을 자산 소득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대략 1/3 정도 만들어진듯 하다. 아직 갈길이 멀다.


2채의 멀티패밀리, 상당량의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한국의 패밀리 비즈니스 지분, 등등.


앞으로 13년간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자신도 솔직히 없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다. 모든 길을 다 열어두고 진행해야 한다.


미국 학위 및 정착과정 및 부모님 사망 과정을 겪으며, 인내와 절제, 계획과 실행을 잘 배웠다.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기를 빌지만, 난 용병인 이상, 그건 아마도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것이 너무나 조급한 결정이 아니길 빈다.




길을 찾다 보면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 길로 갈 생각을 안했다면 영원히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들이다.


그 만남들로 모든것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변화한다.


만남은 좋은 일도 많지만, 나쁜 일도, 피곤한 일도, 슬픈 일도 많이 만들어낸다.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도, 기대도 말자. 그러나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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