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남, 찾음, 만남
형이 몇십년 전에 그런 얘기를 했던것 같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이런 저런 철학 서적들을 집에 쌓아놓는게 취미였던 시절.
한국 사회의 문제점은, 누구나 사다리를 빨리 올라가는 법만 가르치고 배운다는점.
사다리를 어디 걸칠 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점.
인터넷이 열리고, 유튜브가 생기고, 소셜 미디어가 생긴 이후에는 어디 걸칠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게 됬다.
그 다음 문제는, 어디 걸칠지 마음을 어떻게 내느냐는 것이다.
너무나 소란스러운 세상에서. 너무나 많은 의견과 길이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생각난다.
인터뷰어가, 자기 아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가 됬는데, 어떤 분야의 잡을 잡는게 장래에 좋겠냐고 물었다.
대략 20-30초 생각에 잠기더니 일론이 하던 말이, "마음이 가는 대로 가라" 였던것 같다.
이러한 종류의 부름, 혹은 찾음은 언제나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단순히 리스크-리턴의 문제가 아니다.
다시 한번, 아니면 내 커리어의 마지막이 될 것 같지만, 떠날것 같다.
찾을것 같다.
내 커리어가 아까워서일까?
현재 잡이 불만이 많아서일까?
물론 다들 조금씩 있겠지만, 뭔가 꺼림직 할때 묻었다가 더 큰 문제로 돌아온 것을 봤기 때문이다.
나는 용병이다.
한때 고인물이 되려고 해봤다.
내 스킬셋이던, 스타일이던, 출신 국적이던, 나는 고인물이 될 수 없다.
더 돈 많이 벌려고? 더 명성을 날리려고? 더 오래 일하려고? 아니다.
내 커리어가 가장 기여를 많이 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 가야 한다. 그게 장기적으로 제일 안전하다.
3점 슛을 잘하는 용병이라면, 3점 슛을 누구보다 잘 넣거나, 3점 슛이 전략적으로 의미가 있을때까지 값어치가 있다.
몸값을 못하게 되면? 옮기는거다. 미련없이.
용병이 가장 바게닝 파워가 높을 때는? 오퍼 받을 때 까지다.
이번 잡을 옮길 때 이러한 면에서 실수한 점이 바로 위의 점이다.
그래서 배웠다. 어떻게 하면 되는지.
그렇다. 물론 나는 나이가 많다. 다만 그렇다고 값어치가 없는건 아닌것 같다.
아이들이 독립하려면 아직 13년이 남았다. 그 간에 어떻게 수입을 유지할 것인가?
어떤 수를 쓰던, 노동 수입을 자산 소득으로 대체하여야 한다.
대략 1/3 정도 만들어진듯 하다. 아직 갈길이 멀다.
2채의 멀티패밀리, 상당량의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한국의 패밀리 비즈니스 지분, 등등.
앞으로 13년간 "일"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자신도 솔직히 없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 없다. 모든 길을 다 열어두고 진행해야 한다.
미국 학위 및 정착과정 및 부모님 사망 과정을 겪으며, 인내와 절제, 계획과 실행을 잘 배웠다.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기를 빌지만, 난 용병인 이상, 그건 아마도 마지막이 아닐 것이다.
다만 이것이 너무나 조급한 결정이 아니길 빈다.
길을 찾다 보면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 길로 갈 생각을 안했다면 영원히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들이다.
그 만남들로 모든것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변화한다.
만남은 좋은 일도 많지만, 나쁜 일도, 피곤한 일도, 슬픈 일도 많이 만들어낸다.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도, 기대도 말자. 그러나 감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