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주는 힘

약 1년간의 공백 중 이모저모

by BOOKIT


좋은 글

약 1년 만에 브런치에 글을 쓰는 만큼 다소 두서가 없을 예정이다.

좋은 글이 가지고 있는 힘을 어렴풋이는 알았지만

운이 좋게도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매일 받아 본 요즘

글이 주는 힘을 많이 간과했던 나 자신이 더욱 또렷해졌다.

자연스럽게 내가 쓴 글을 돌아보게 됐다.


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자극적인 문장과 자본주의, 무한성장주의에 물든 글을 써왔다.

최근까지 논문을 썼던 습관이 남아있는 탓인지

딱딱한 문장들은 물론, 작은 키를 숨기려는 듯 깔창을 한껏 낀 모습처럼 있어 보이려 부풀린 표현으로 가득 찬 그런 문장들로 점철되어 있었다.

자극적인 카피에 초반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지만 늘 같은 맥락을 고수하는 콘텐츠가 내가 보기에도 지루해졌고 변화구가 필요함을 느끼는 요즘이다.

자극적인 카피는 쉽게 익힐 수 있고, 돈으로 살 수 있고, AI가 써줄 수도 있지만,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글은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가장 닮고 싶은 능력을 꼽으라면 단연코 '필력'이다.

요즘 '뛰어난 필력은 어디로부터 오는가'를 많이 고민했다.

선천적으로 타고나서일까? 후천적으로 많이 연습해서일까? 둘 다일까?

그래서 오랜만에 브런치를 찾았다. 그나마 다른 것들을 의식하지 않고 진심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다.

꾸며지지 않은 담백한 글을 쓰고 싶었다.


최근에는 처음으로 책을 발간했다.

'어제보다 더 나은 나를 위한 영어 필사책'이다. 산문이 아니어서 다행인가.

커머셜한 글과 서정적인 글 사이에서 오는 괴리감에 이 책을 쓰면서도 고민이 짙었다.

책을 읽을 때 좋은 문장을 발견하면 '이 좋은 문장이 훨훨 날아갈까 봐 책을 꼬옥 덮어둔다'는 한 편집장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사람의 그 순수한, 본연의 심금을 자극시키는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언젠가는 그런 글을 쓰고 싶었다.



성실함? 미감!

북킷 인스타그램을 만든 지 약 2년이 다 되어간다. 2년 동안 한 주에 3회 게시글 업로드를 꼭 지켜왔다.
그 성실함 덕분인지 팔로워는 7.4만에 다다랐다. 지금은 약간 빠져서 7.2만이다.

2천 명이 언팔로우를 한 경우는 처음이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여러 콘텐츠를 쇼핑하듯 탐색한 결과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자극적이고 지루한,

겉모습은 실용적인 척 하지만,

그 속살은 정말 공감이 되고, 독자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인도할 수 있는 콘텐츠가 아니지 않았나.

결국 중요한 건 성실함과 미감(담백한 공감능력과, 좋은 인사이트를 가려낼 수 있는 예민함)을 겸비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운영한 지 2년여 동안 동고동락한 인친 중 빠르게 성장한 케이스도, 중도 포기한 케이스도,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성장하지도 않은 케이스도 봐왔다.

예전에는 성실하면 무조건 성공하는 줄 알았다. 과녁에 계속 화살을 쏘면 한 발이라도 명중할 줄 알았지.

하지만 중앙을 꿰뚫는 법 또한 중요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이제 옛날 말이던가.

활시위를 당기고 화살 쏘는 법까지는 배웠으니 이제 중앙을 맞추는 법을 배울 차례다.



예의 없음을 묵묵히 넘길 수 있는 멘탈

세상에는 내 예상을 벗어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만큼 예상을 벗어나는 종류도 다양하다.
다짜고짜 영어를 알려달라는 사람, 콘텐츠를 묶어서 정리해 보내달라는 사람, 무료로 정보를 제공해도 '이것밖에 없냐'는 사람, 얼마를 줄 테니(주로 터무니없는 비용을 제시한다) 노하우를 내달라는 사람.

고고한 척은 하지 않겠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사회생활에서 많은 인간군상을 겪으며 인류애가 많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런 일들에 타격이 없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자기 전 한 번 곱씹어보는 내 모습에 스트레스가 피부로 와닿는다.

다짜고짜 예의 없는 경우는 애초에 기대가 없기에 타격 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먼저 예의를 차렸음에도(이때 나 혼자만의 일방적 라포가 생긴다) 돌아오는 리액션이 예의가 없는 경우 마음속에 약간의 동요가 있다.

그럼에도 친절히 응대해야 하는 게 내가 생각하는 예의이니, '예의 없음에 답변하는 법'에 대한 메뉴얼을 만들어야 할까도 싶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치킨 먹고 요아정 먹으면 금방 잊힐 정도의 것들이라 다행이다.






좋은 글을 쓰는 법, 미감, 예의 없음에 묵묵히 넘어가는 법을 배우려면

결국 내가 해야 할 것은 '많은 경험'이다.

성공 사례에서 취해야 할 것을 배우고 실패 사례에서 피해야 할 것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배운 것들을 실전에서 쓸 줄 알아야 한다. 실전에서 써본 것이 실패하면 그것 또한 귀한 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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