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킷과 관련 없는 일상 얘기
글을 많이 쓰기로 하고서는 6월을 통째로 건너뛰었다.
6월, 그리고 7월 초까지 생각보다 중요한 일들이 많았고 변화도 많았다.
1.
인생 처음으로 가장 크고 중요한 투자이자 소비를 했다.
직접 발을 담가보지 않으면 모르는, 그저 책상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으로는 접할 수 없는 정보와 또 다른 세상들이 펼쳐졌다.
내가 5년 뒤에 웃고 있을지, 또는 담담히 받아들이고 다음 과정을 준비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2.
책을 출간한 지 어제부로 100일이 됐다.
100일 동안 하는 필사책이었으므로, 어제 이 책이 완벽하게 완성됐다.
그리고 6월에 지금까지 팔린 부수의 기록과 인세를 정산받았다.
팔린 부수와 수익보다는 우리가 쓴 글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첫 책을 내는 과정에서 일어난 커뮤니케이션과 관계, 현실과 이상적인 부분들이 스쳐가는 주간이었다.
편집장님과 나눈 마지막 대화에서 얻은 것들을 날이 선선해지면 실행해 볼 계획이다.
3.
북킷에서 BookNook이라는 영어 북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BookNook을 참여하는 날이면 세상에는 배울 점이 많은 멋있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여실히 실감한다. 이런 멋있는 사람들과 '책'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접점이 생긴다는 게 진귀한 일이다.
그리고 매주 한 번 내가 몰랐던 인사이트를 공유 받고, 또 공유할 수 있는 이 일상이 행복하다.
내가 북킷을 하는 이유를 명확히 알게 해주면서도, 문득 찾아오는 회의감을 씻은 듯이 없애준다.
4.
혼자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했다. 장 폴 사르트르의 '닫힌 방'이라는 책을 좋아한다.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데에 내가 속한 집단으로부터의 물리적 거리도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행기를 타고 훌쩍 떠난 머나먼 곳에서 나의 근원적인 마음, 진짜 나 자신을 마주하고 싶었다.
덕분에 맛있는 음식들을 아무 생각 없이 음미할 수 있었고, 하루에 열 번도 넘게 마주친 짱구와 산리오 굿즈를 그저 귀엽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계획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한 것 또한 대수롭지 않았고, 습하고 더운 날씨를 피해 에어컨이 빵빵한 호텔에 몸을 숨긴 내 모습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5.
내 인생에 애꿎은 노력은 없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 실행의 결과가 어찌 됐든 한 번 해봤으니 다음번에는 더 잘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겼달까.
손에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것을 놓아주는 법, 조금만 더 하면 잡힐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멈추지 않고 노력하는 법, 이미 손에 잡힌 것들을 더 소중히 지켜내는 법을 조금 알게 됐다.
더불어 어떤 방식으로든 곁에 머물러주는 사람들이 더 애틋해졌다. 정성껏 표현된 마음 한 줄, 먼저 내밀어진 손을 별생각 없이 응당 잡아왔지만 그 용기와 선택을 더 감사히 여길 줄 알게 됐다.
생각해 보니 솔직한 내 모습을 밝힐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다.
글을 더 잘 써보고 싶은데,
나 혼자 보는 일기 외에 연습할 곳이 별로 없어서 찾은 이 브런치라는 공간은 항상 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솔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댓가는 가혹하게도, 당연하게도 더 솔직해지고 싶다는 마음으로 발현된다.
언젠가는 더 진솔하고 용기 있게 내 생각들을 적어 내려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