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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고르 Mar 04. 2022

전세 보증금 돌려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가짜사회복지사

내 돈 돌려놔..

"전세금 확실히 언제 입금되는지 알려주시겠어요? 저희가 벌써 창녕에 집을 계약해서 잔금을 치러야 하는데.."


"네? 벌써 계약하셨어요?! 아직 계약하시지 마시지.."


오는 3월 말에 전세 계약이 끝난다. 귀촌을 결심한 1월에 미리 전세계약을 끝내겠다고 집주인에게 말해놨는데.. 이 양반이 또 딴말을 한다.


"무슨 말씀이세요? 저희가 집을 계약하든 말든 전세 계약이 끝났는데 무슨 상관인데요?"


1년 전에 우리 전셋집이 경매로 넘어갈 뻔한 사건이 있었다. 이 일로 나와 아내는 일상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었다. 물론 상황은 잘 처리되었지만 그날의 나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이번에도 전세보증금에 대한 집주인의 반응이 찜찜한 것이다.


"아니.. 조금만 기다려보세요. 집이 나가야 보증금 돌려주기 수월하죠."


탕!


의자를 거칠게 내려놓는다. 그리고 눈을 부라리며 강하게 말한다.


"집이 팔리든 말든 보증금 돌려받는 거랑 무슨 상관입니까?! 계약이 끝났는데 당연히 돌려줘야죠! 몇일에 돌려주실지 당장 말씀하세요. 저희도 잔금 치러야 되니까."


내가 이렇게 싸가지 없는 태도를 취할 능력이 생긴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사회에서 여러 어른들을 만나보니 강자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약자들을 어떻게든 울궈먹으려고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난 강자에겐 오히려 강하게 밀어붙인다. 이 방법 이득이 되든 실이 되든 상관없다. 질 안 좋은 강자들에게 엿 먹일 수만 있다면.


"음... 네. 그래요. 3월 28일에 보증금 넣어줄게요."


집주인 이 개념 없는 양반은 보증금을 돌려주기로 약속했지만 난 여전히 믿지 않는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면 다른 방법은 사실상 소송밖에 없다. 소송이 들어가면 무조건 이길 수 있지만 6개월이란 시간과 변호사 선임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국 나에겐 손해다. 소송까지 가기 전에 원만하게 해결하는 게 사실상 낫다.


하지만 괘씸하지 않은가. 마땅히 받아야 할 내 돈을 단지 집주인이라는 이유로 주니 많이 하는 꼴을 못 보겠다. 만약 정확한 시기에 보증금을 받지 못하면 창녕에 계약한 집주인과의 잔금처리에 차질이 생긴다. 그전까지 여기 집주인에게 지속적으로 푸시를 넣을 생각이다. 


작은 고추가 맵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데.. 집주인은 내가 그중에서도 베트남 고추이자 왕 꿈틀이란 것을 모르는 모양이지.


전쟁이 시작될지는 아직 모른다. 그전에 보증금이 들어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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