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차리자!
월급은 개털이고 집값은 치솟고 금수저는 아니고 아이는 가지고 싶은데 형편이 안되는 지금. 자본주의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팍팍하고 힘들 때. 우린 돈을 갈구한다. 아니, 돈 이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이 글은 자본주의에 서서히 잠식당하고 있는 나를 위해 쓰는 글이자 구독자님들에게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들에 대해 환기하고 싶어 쓰는 글이다.
그렇다면 질문을 던지겠다. 그냥 돈만을 추구하는 삶을 살면 안 되는 건가? 돈은 행복을 선사하는 가장 확실한 가치다. 예를 들어 일하면서 얻는 성취감으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을 얻고자 한다. 근데 이 사람에겐 선택지가 있다. 그가 원하는 일을 1년 동안 할 기회, 그리고 아무 조건 없이 3천만 원을 받는 기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어떤 걸 고르게 될까. 아마 10에 9는 두 번째 선택지를 고를 것이다. 원하는 일을 한다고 해서 100%의 행복을 보장하는가. 똥인지 된장인진 찍어 먹어봐야 아는 것이다. 하지만 돈은 어느 정도의 행복을 '반드시' 보장한다. 돈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는 것이다. 반면 첫 번째 선택지는 어쩌면 도박일 수 있다.
돈을 가장 우선으로 하는 삶은 보험 하나를 끼고 사는 삶이다. 행복을 주는 가장 확실한 수단을 추구한다는 건 현명한 방법이다. 울퉁불퉁한 길을 가는 모험이 아니라 반듯한 길을 걷는 행위다. 대중 속에 섞여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는 편안한 방법이다.
그럼 다시 한번 되묻는다. 그냥 돈만 갈구하는 인생을 살면 안 되는 건가?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다면 그리하겠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 어찌 보면 난 욕심쟁이다. 돈과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둘 다 원하니 말이다.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아래에 대표적인 3가지를 얘기해 보고자 한다.
1. 사랑
연인에 대한 사랑, 가족을 향한 사랑 그리고 더 넓게 이야기하면 전 인류에 대한 사랑이다. 타인으로 인해 나란 존재가 증명된다. 세상을 나 혼자 산다면 돈이든 뭐든 무슨 가치가 있겠는가. 하물며 지금 내가 쓰고 있는 노트북조차 어떤 사람이 만들어낸 것이다. 타인이 없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어떤 성격인지도 파악하지 못할 것이다. 고로 사랑함으로써 타인에게 고마움을 드러내야 한다. 나를 존재하게 해주는 대가로 마땅히 타인을 사랑해야 한다. 이는 타인을 배려하고 공감하고 동정하는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
2. 인본주의적인 자세
인본주의는 어떤 가치보다 인간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는 담론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사람들이 있다. 겨우 돈 몇억 때문에 사람이 죽고 다치는 상황이 일어난다. 한 사람의 인생을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가. 하지만 우린 이 사실을 가끔 잊고 산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은 밀어주고 서민은 배려하지 않는 정책이 난무한다. 노동의 종류에 따라, 그리고 부의 크기에 따라 인간의 계급을 나눈다. 인간은 그 어떤 기준으로도 상중하를 나눌 수 없다.
3. 보람
보람은 가끔 느끼는 공허함을 채워준다. 봉사활동과 같이 의미와 가치 있는 행동을 했을 때 느끼는 보람,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했을 때 느끼는 보람 등 돈 되지 않는 행위들이 있다. 이 행위들로 하여금 돈으로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을 메꿀 수 있다.
돈 벌 궁리만 하고 있는 요즘.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나에게 늘 상기시키고 있다. 까딱 잘 못하다간 이렇게나 중요한 가치들을 잊고 살까 봐 걱정된다. 앞으로도 나의 가치 갈등은 계속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