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나의 소희에게.
사랑하는 내 자기. 올해도 자기 생일이 돌아왔어요. 매 생일 때마다 하는 얘기지만 태어나줘서 고마워요! 우리가 우연히 만나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골인한 지난 과거를 축복해요. 난 늘 내가 행운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혼에 골머리를 썩이는 주변 사람들을 보면 말이에요. 결이 맞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 때문에 업무가 많아져서 스트레스를 받는 자기를 보면 늘 맘이 안 좋아요. 자기도 알다시피 나도 직장에서 죽을 만치 스트레스를 받아봐서 더 공감이 되는 것 같아요. 창녕에 가기 전까지 이제 딱 1개월이니까 조금만 더 힘내요 우리! 창녕에 가면 자기가 배우고 싶은 것들 실컷 배우면서 의미 있는 시간 가져봐요. 나도 그날만 기다리고 있다!!
요즘 내가 투자 공부하랴 미팅하랴 그전보다 자기에게 조금 신경을 못쓰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미안해요. 균형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자기 입장에선 분명 서운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빨리 돈을 벌어서 우리가 추구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그래서 이렇게 노력할 맛 나는 것 같아요. 돈 많이 벌어서 더 좋은 가장이 될게요.
쓰러져 가는 시골집을 사서 보수하고 우리만의 안식처를 만들고 자연을 즐길 생각에 벌써부터 벅차요. 하지만 행복은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도망가니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같이 길을 걸어봐요. 방향만 옳게 잡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만약에 목적을 못 이루더라도 자기와 함께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할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나를 존중해 주고 믿어줘서 고마워요. 한 직장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날 보고 자기 외에 어느 누가 날 이해해 줄 수 있을까요? 나에 대한 믿음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든든해요. 자기가 아니었으면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건 힘들었을 거예요.
언젠가는 사치스럽진 않더라도 조금 더 좋은 거 먹고 좋은 거 입을 수 있었으면 해요. 나 알죠? 하면 한다는 거! 자기가 사고 싶은 거 다~ 사주는 날이 올 거예요. 날 믿고 기다려 주세요!
생일 축하해요. 내가 만들어주는 미역국 맛있게 먹고 좋은 하루 보내자!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