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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Oct 24. 2020

나는 드러내는 사람일까 숨기는 사람일까.

두근두근 숨기고 싶다 정말로

나는 드러내는 사람일까 숨기는 사람일까. 

사고가 났다. 또 차를 긁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차 아랫부분 언더커퍼가 금이 갔고 크랙이 생겼으며 파손이 되었다. 운행에는 지장이 없지만 나는 또 차에게 손상을 입혔다. 남편이 바라던 차였고 우리는 차를 중고로 샀었다. 올해초였을까? 시댁인 강원도를 내려가는 길이었는데 차를 언젠간 바꾸어야지 생각했던 찰나였다. 남편은 새로 입사한 직장에서 많이 벌줄알았고(그 당시엔 코로나 전이기도 했지만 나름의 주워들은 입소문들이 있고, 지인이 잘번다는 소리에 후다닥 직장을 옮긴터였다) 그래서 그를 믿고 그랜드피카소 를 대출받기에 이르렀다.


그랬던 차였는데.. 방문을 하고 주로 차운전을 하면서 외근다니는 나는 차와 관련된 에피소드가 많다. 뒤차를 살짝 쿵 박기도 하는가하면, 지금의 차로 바꾸기 2~3년 전에 레이경차를 몰고 다닐때 졸음운전으로 뒤차가 나를 들이받았던 큰 사고를 겪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차를 바꾸고 싶었는지 모른다. 경차라는 부분은 엄연히 나의 안전과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취약한 것이 사실이니까. 그래서 단단하고 장거리를 뛰기에도 좋은 차로 바꾸고 싶었다. 

최근에는 방문주차를 하던 중 옆차를 긁은 적이 있다. 회사에 보고를 했고 업무중 발생한 일이었기 때문에 회사차원에서도 일정부분 (아주 조금이겠지만) 지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의 경우는 다르다. 인천에 방문을 했고, 방문주소지가 긴가민가했다. 고불고불한 흙이 깔린 도로였고 너무나 크고 거대한 짐차, 화물차들이 즐비하게 오고갔다. 나는 그속에서 벌벌 떨어야 했다. 겨우 주차를 했을까?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환자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주소지를 찍고 오긴했지만 그 근처에 주차하면 될 것 같았다. 원래 처음 들어갔던 곳이 맞았는데(큰차가 넘실대더라도 그곳에 주차를 했어야 했다) 조금 바깥의 공터에 공간에 3대 정도의 차가 주차되어 있길래 그곳에 주차를 하고 전화통화를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에서 나타났는지 족히 3층짜리 건물은 되어보이는 너무나 크고 거대한 화물차량이 내앞으로 흙더미 를 뿌리며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지 감이 서질 않았고, 큰 화물짐차가 나를 향해 오고 있어 지금당장 이곳을 조금이라도 벗어나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핸들을 돌리며 전진을 했고, 그 순간 내 의식이 어디로 날아갔는지 내 앞에 큰돌들로 막혀져 있던 구간을 거침없이 돌진한 것이다. 나는 급했고 차는 다가왔다. 나는 돌진했고 그대로 큰 돌부리에 걸렸다. 차를 아무리 앞뒤로 핸들을 돌리고 빠져나오려고 해도 빠져나오지 않았다. 큰돌부리가 그대로 나의 자동차 아래부분, 언더커버에 박혔고 핸들을 돌리며 앞뒤로 오고가는 과정에서 내차에는 언더커버에는 균열이 생겼다. 이런젠장.나보고 어쩌라고!

그런 와중에 환자를 만나야한다는 생각에 급히 방문주소지로 갔고 환자의 지인에게 기계를 가져오겠다고 했다. 나의 차로 함께 다가왔고 돌이 차 아래쪽에 박혔다고 이야기를 했으며, 환자와 그의 지인은 내 차 아래 박힌 돌을 빼기위해서 살펴보고 차를 들어올리는 기구를 가져왔다. 보험사를 불러야하나 고민을 하던 때였지만, 다행히 그들은 차연장을 가지고 있었다. 끽끽끽 조금씩 들어올려지는 순간 커다란 돌은 , 언더커버에 뽀족한 부분이 박혀있던 큰 돌은 조금씩조금씩 빠져나왔다. 아뿔싸. 차 아랫부분에 끼여있던 날카로운 모서리가 내 차에 균열을 냈고 나는 망망대해에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이걸 어째야 하나. 왜 차로인한 에피소드를 자꾸만 일어나는걸까.


차를 보고싶지않고 점점 차에 타기가 두려워졌다. 지금도 공허하고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위해 몇날몇일을 고민했다. 근처수입차정비소에 어제차를 수리맡기면서(지난번 옆차를 긁으면서 내 차 뒷문짝도 긁히는과정에서 수리가 필요해서 맡기면서) 언더커버까지 같이 수리가 되냐고 물었지만, 그건 안된다고 했다. 그렇다고 남편에게 숨기고 거짓말하면서 그대로 내돈 69만원을 들여서라도 고치고는 싶었지만, 지금의 사정상 당장 이번달까지 근무를 하기로 한 상황에 69만원이란 카드를 또 긁기에는 나도, 많이 지쳐있었다. 수리비가 20만원 안팎이라면 모두 싹 고치고 당당하게 새차처럼 나의차를 대하고 남편에게도 이야기할 수 있었을텐데 너무너무 많이 나왔다. 숨길정도가 아니었다.

결국 아침에 카톡을 보냈고 남편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런데 아무래도심상치 않다. 남편의마음을 알고 차와 관련해서 이번일이 한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많이 속상했을거고 내가 미울거다. 자신이 좋아하고 선택한 차를 (물론 일부러 사고내고다니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더더욱이나 일을 하면서 차를 써야하기에 차에 자꾸만 손상이 가는데) 균열이 가게 손상입히니 얼마나 속상할까. 내마음도 쳐지고 또 지친다.


몰래쓰는 글. 오픈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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