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는 점점 더 많아질 겁니다
원래 이렇지 않았어요.
사회 정치에 무관심했지요.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내가 의견을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최근에 많이 들었습니다.
작년이었습니다. 첫째는 3학년이었고 아직 엄마손길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둘째 아이를 육아하면서 나의일도 시작해야하는터라 일터로 다시 뛰어들었습니다. 둘째는 오히려 어린이집이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첫째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모두 다 아는 코로나.
네 그랬습니다. 학교는 아예 문을 열지 않았고 저는 일을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의아했습니다. 돌봄 교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포만 그런 걸까요. 이 학교가 그런 걸까요. 서울은 3학년도 돌봄을 한다고 했습니다. 저와 그 당시 같은 사무실에 있던 직원은 3학년이 자녀가 돌봄 교실에 다닌다고 했습니다. 엄마가 곁에 늘 있을 수 없다면 이 극한 상황에서도 일하는 엄마 아빠 대신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돌봄을 받아야 합니다. 아이는 그래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는 1.2학년 저학년만 받고 3학년부터는 아예 가능조차 하질 않았습니다. 3학년 이상을 위한 교실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작년 일 년. 아이는 혼자서 밥을 먹고 탁탁 소리 나는 작은 울림소리에도 놀라 울면서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아이는 혼자 방치되었습니다.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이를 낳으라고 권할 땐 언제고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는 즉시 학교는 12시 땡 하면 마칩니다. 일하는 엄마 아빠를 둔 가정은 알아서 해라입니다. 나라에서 국가에서 딱 유치원까지만 종일반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된 양육자가 되는 엄마들은 답이 없는 고민을 시작합니다. 내가 일을 그만두어야 하나? 운이 정말 좋은 직업군에 한해서는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운이 좋은 직업군..
대부분은 일하면서 아직 어린아이를 학원에 보내거나 빈시간은 혼자서 아이를 방치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작년에 이 말도 안 되는 돌봄 교실에 관해, 저학년이라도 다 수용하는 것도 아니고 추첨에 의해 운이 좋으면 돌봄 교실에 뽑히는 이어처 구니 없는 사안에 대해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오후 1~5시 사이 돌봄 담당자가 상주하는 시간에만 가능한 상담과 요즘 시대에 온라인, 팩스도 아닌 인편으로만 (단 이틀동안 오후1~5시 사이에만) 서류제출을 해야 신청이 가능한 긴급 돌봄 상황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서울로 직장 다니는 부모들도 많고 일하는 입장에서 한창 바쁜 시간에 서류를 내러 직접 방문하라고 합니다. 연차가 자유로운 직장이 얼마나 될까요? 하물며 서류제출을 위해 평소에도 사용하기 힘든 연차를 사용한다는 건 교육부의 일방적인 방침과 지침이 아닐까요? 일하는 엄마는 점점 더 많아질 겁니다. 부모가 함께 일을 하는 건 어쩌면 당연시 되는 요즘시대의 흐름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역행하는 듯한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맞벌이를 위한 배려를 전혀 느낄 수 없었습니다. 작년 학교담임선생님이 유독 '나만'일하는 엄마라고 말을 하시는 걸 보고 섭섭하고 서운했습니다. 나만 이런가? 나만 이런거야? 나만 나대는거야? 선생님도 말 한마디에 상처받을텐데, 저도 그랬습니다. 나만 그런건 아니라고 발 동동구르는 저를 감싸안아주셨다면 한마디의 위로의 말에 서운했던 감정이 풀렸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그때의 감정은 회색빛깔로 마음속에 콕 박혀있습니다.
맞벌이는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내버려두면서, 학기초에 학교에서 유독 신경쓰는 것이 있습니다. 녹색어머니, 폴리스, 도서관봉사 등 어머니들의 자율적인 희망참여를 신청하도록 합니다. 자율 참여라기보다 인원이 적으면 더 모집한다고 담임선생님을 통해 참여하도록 유도합니다. 계속 공지가 올라옵니다. '몇 분 더 참여해주세요.' 인원이 찰 때까지 계속 알려줍니다. 억지로 참여하는건 '봉사'가 아닙니다. 일하는 엄마가 참여를 할 수 있을까요? 일하는 엄마에게 상황에 따라 사용하기 힘든 연차를 사용하라는 걸까요? 자율적인 희망참여는 좋지만, 말그대로 '희망하는'사람에 한해서 참여를 받으면 좋겠습니다.
맞벌이라도 자율출퇴근이 가능하다면 희망참여를 할 수 있을것이고, 상황에 따라 참여자체가 어려운 맞벌이 가정이 있습니다. 내 시간이 있다면 당연히 아이가 다니고 함께 다니는 친구들을 위해서 내 시간을 내고 폴리스든 도서관봉사활동이든 매번 참여한다고 당당하게 답변을 했을 겁니다. 이제까지도 그래왔습니다. 연차를 내고 횡단보도에 서서 아이들의 안전을 도와주고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도서관봉사활동도 매년 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못한다고 답변을 드렸습니다.
올해 긴급돌봄은 결국 신청하지 못했습니다. 서류제출 기한을 지킬 수 없었습니다.(인편제출이 불가능했기에) 그리고 원격수업을 하는 동안 스마트기기도 다 챙겨가야 하고 아이들 수업하는 도중 일절 학습에 관한 도움은 받을 수 없다는데 대한.. 와이파이 안될 경우 당연히 봐주어야 하는데 그마저도 억지로 답변을 얻는듯한 입장에서 기분이 불편했습니다. 공감받고 싶었는데 공감받지 못했습니다.
돌봄 담당자의 입장도 이해는 됩니다. 정식교사도 아닌데 자원봉사자도 뽑아야 하는 입장에서 저처럼 문의하는 부모는 달갑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현 시스템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기에 나 혼자만의 특혜가 아니라, 이후 일하는 맞벌이 가정에서 정말 학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바꾸어나가고 싶었습니다. 민원 제기할 때마다 제 이름 학교 아이도 혹시 손해 보는 것이 있을까 이름 밝히기도 주저하게 되지만 이후의 변화를 기대하면서 어쩌면 나 다음의 발걸음을 위해 한걸음 내딛게 됩니다.
나는 점점 싸움닭이 되어갑니다. 엄마가 내 새끼들 챙기는 건 당연합니다. 내 아이들이 서로의 아이들과 함께 커나가는 세상에 하나의 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내 딸이 일하게 될 미래를 더 편하게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내가 길을 만들어야 내 딸들이 나의 길을 따라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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