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용하는 반찬 가게가 있다. 아이 학교앞에 위치한 반찬 가게에는 어린이 전용 반찬코너와 어른 코너가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져 있다. 나는 갈 때마다 아이들이 잘 먹는 계란 메추리알 장조림과 첫째가 좋아하는 빨간 오징어채 쥐포, 둘째가 좋아하는 일명 꼬꼬밥(닭고기)을 주로 산다. 처음가거나 자주 가더라도 늘 사장님과 점원은 친절히 이야기해준다. 4팩에 만원이고요 (어른 반찬은 3팩에 만원)
“한 두 개만 사면 더 비싸요. 더 골라오시는 게 좋아요.”
나를 생각해서, 개당 단가를 좀더 낮추려고 나에게 친절히 이야기해주시는 걸 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먹고 싶은 반찬만 고르고 먹고 싶다. 90프로의 마음이 있는 반찬을 고르는데는 돌진이다. 30~40프로 정도의 마음이 있는 반찬을 고르려고 애쓰는 나의 모습이 참 안타까웠다. 김치제육볶음,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멸치, 그리고.. 그 중에서 기어코 하나를 더 골라내려 하는 내 모습이 우습다. 그리고 서글펐다. 세 개에 만원이라서 하나만 더 고르면 만원에 3가지 반찬을 살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주부들의 마음은 한 푼이라도 더 아끼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반찬은 양이 너무 적다. 투명 플라스틱에 아주 소담히 담겨져 있는 쥐포를 본다. 아주 양이 적다. 쥐포 자체가 재료값이 비싸기도 하고 양념해서 통 안에 넣어야 하니 단가가 올라간다. 남편도 첫째도 늘 곁에 있어야 하는 것이 오징어채 쥐포반찬이다. 매번 내가 해 줄수가 없어서 반찬가게에 갈 때마다 일주일에 한 번은 사는 것 같다. 특히 남편은 라면을 먹을 때 절대 김치를 먹지 않는다. 어릴 때 고상하게 자라서인지 본인이 먹기 싫어하는 것은 안먹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까. 입맛이 초등학생 입맛이다. 계란, 소시지, 쥐포, 고기 만 먹는다. 그래서 늘 우리집에는 김치가 남아돌고 (나만 먹기 때문에) 김치찌개를 끓여도 함께 넣은 두부와 참치만 쏙쏙 골라먹는다. 늘 김치는 밑바닥에 가라앉아 나만 김치찌개의 주역인 김치를 먹는다.
반찬통이 플라스틱이다. 요즘 플라스틱, 플라스틱. 너무 많다. 여기도 플라스틱, 저기도 플라스틱. 음료수를 마시고 커피를 마시면 늘 자리하는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결국은 쓰레기다. 반찬을 살 때마다 그 플라스틱 통이 너무나 아까운 거다. 일상 생활 중 배달음식을 시켜먹을 때도 마찬가지다. 나는 플라스틱 통이 아깝고 싫다. 자연에 해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라도 줄여보고 싶은 마음이다. 조그만 양의 반찬을 담는데 쓰이는 수많은 플라스틱 통들이 한번만 사용되고 버려진다. 한번 쯤 생각해본다.
내 반찬통에 가져가서 반찬을 사오면 어떨까?
한번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대신, 내 반찬통을 사용해보는 것이다. 반찬가게에서 보통 4~5개의 플라스틱 통이 나온다. 집에와서 집에 있는 반찬통에 반찬들을 옮겨담는다(이마저도 사실 너무 귀찮다). 플라스틱 통에 묻어있는 양념들을 씻어내고 말리고 버린다. 이미 가지고 있는 한칸짜리, 세 칸짜리 반찬통을 가지고 가서 반찬가게에서 내가 먹고 싶은 반찬을 그램수를 재고 직접 내 반찬통에 담는다. 좋은 점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생기지 않는다. 옮겨 담지 않아도 된다. 지구환경에 작게나마 도움을 줄 수 있다(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 것이므로). 나 하나는 미약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동참한다면 분명 지구를 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썩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지구를 위협한다. 결국 이 조각들은 우리의 생활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비닐 대신 장바구니를 이용하고, 플라스틱 용기 대신 집에 있는 내 반찬통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
반찬가게 사장님이 지나가다 내 글을 본다면, 사장님에게는 귀찮은 작업일 수 있지만 집에 있는 반찬용기를 가져와서 반찬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할인의 폭이라든지 별도의 혜택을 주어 집에 있는 용기 사용하기 캠페인이 널리널리 알려지고 좋은 취지로 활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