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이 되면 어떤책을 좋아할까?

by 정희정

초등학생이 되면 어떤 책을 읽어줘야 할까? 아이들은 어떤 책을 좋아할까? 요즘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즐겨보는 아이들이 많다. 나의 아이도 예외는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위치를 확인하고 연락을 하기 위해서 키즈폰을 사주었다. 손목에 차는 형식의 키즈폰은 통화할 때 목소리가 안과 밖으로 다 들리는 스피커폰이었고 손으로 터치하는 형태라 누르기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 초등 2~3학년이 되면서 연락을 하고 스스로 궁금한 영상은 찾아볼수도 있는 핸드폰으로 바꾸어주었다. 내 마음같아서는 핸드폰을 사주고 싶지 않았지만, (스스로 영상을 조절하면서 볼수있는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학교를 가지않는 날들이 많아지고 학원이나 이동시 연락이 필요했기에 나름의 규칙과 규율을 지켜 생활하도록 약속하고 핸드폰을 마련해주었다.


학교도서관에 자원봉사를 하면서 알게된 점

학교마다 도서관에서 명예사서 활동을 하는 어머니들이 있다. 학기초에 자원봉사의 일환으로 희망하는 학부모에 한해 도서관 명예사서 지원자를 모집한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아이의 학교생활이 너무나 궁금했다. 교실이나 담임선생님, 식사를 어떤식으로 이루어지고 수업을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다. 아이의 생활을, 학교도서들을 가까이서 볼수있는 곳이 도서관이었다. 그래서 명예사서 활동을 신청하고 2년이 넘는기간동안 활동했다.


매일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날짜에 지원한 어머니들이 돌아가면서 하루에 두명씩 도서관에서 활동했다. 아이들이 반납한 책들을 정리하고 순서대로, 분야별로 서가에 꽂아둔다. 학생들이 빌릴 책을 가져오면 도서관카드를 확인하거나, 이름과 반번호를 확인 후 바코드를 띡띡 찍어 언제까지 반납하세요~ 라는 말과 함께 책을 빌려준다. 도서관 사서선생님은 늘 새로나온 책을 선별하고 주문한다. 새로나온 신간에 꽂힌 책들이 위풍당당 한쪽벽면에 자리한다. 아이들이 늘상 즐겨보고 좋아하는 책들이 있다. 글밥이 많은 편이지만, 캐릭터별로 보는 재미가 있는 EQ의 친구들은 책이 너덜너덜해질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자두야 시리즈, 엉덩이탐정, 카카오프렌즈 등은 아이들사이에서 인기가 굉장하다. 따로 서가에 빼둘정도로 가져다놓는 족족 아이들은 빌려갔고, OO책 있냐고 물어보는 친구들도 제법 있었다.


엄마는 단짝친구

아이는 어린시절의 '나'를 소환해낸다. 바로 <엄마는 단짝친구>를 통해서다. 안녕자두야는 여전히 인기가 많다. 텔레비전에서도 즐겨볼수 있는데, 엄마때는 어땠지? 엄마 어린시절은 지금과 다른가? 끊임없이 궁금한 궁금증들을 이 책을 통해서 해소할수 있었다. 아이는 안녕?자두야를 좋아하고 시리즈물이 나올때마다 그책을 보고 또보고했다. 원래 원작인 만화를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졌지만, 엄마 어릴때의 이야기를 펴낸 <엄마는 단짝친구>야말로 엄마의 소통창구를 하나더 만들어내준 보물이다. 안녕자두야는 큰 인기를 끌었고 과학일기, 일기, 한국사 등 교육적인 부분을 엮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형식으로 읽을수 있어서 아이도 어른도 공감할수있는 영역을 늘려갔다.


책먹는 여우 시리즈

<책 먹는 여우>는 프란치스카 비어만의 저서로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책이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베스트셀러다. 나도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늘 교보문고의 눈에 띄는 베스트셀러 코너에 진열되어 있어 왜 유명하지? 란 생각으로 구입한 기억이 난다. 책을 사고 싶은데 책 값이 없어서 결국 도서관에서 책을 야금야금 먹은 여우에 관한 이야기다. 아이들이 보기에도 기발하고 깜찍한 재미난 이야기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 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후 새로운 신작이 연이어 출간되었다. <책 먹는 여우의 겨울이야기>, <책 먹는 여우의 여행일기> 등 연속 시리즈물의 형태로 계속 출간되고 있다. 하나 하나 새로운 신작이 나올때마다 이야기가 궁금했고, 우리는 하나씩 하나씩 사모으기 시작했다.


놓지마 정신줄, 놓지마 과학

<놓지마 과학>은 놓지마 정신줄에서 착안한 책이다. 원작인 <놓지마 정신줄>은 누구나가 다 아는 유명한 만화다. 엉뚱발랄한 가족의 시트콤처럼 유쾌해서 읽을때마다 빵빵 터지기도 했다. 아이는 초등 1~2학년 때부터 이 만화를 좋아했다. 특히 놓지마 과학은 아이가 글자를 조금씩 알아갈때 곁에서 조금씩 읽어주기도 했다. 대화문으로 된 만화형식이라 읽을 내용도 많았지만, 과학에 관한 내가 몰랐던 사실들이 학습만화 곳곳이 즐비하게 비치되어 있어서 나도, 아이도 과학이란 흥미로운 분야에 서서히 빠져들었다. 교과서에서 접하기 전에 이런 학습만화류의 알음알음 지식과 정보를 통해서 미리 교과목을 배울수 있게된 것이다.


쿠키런 시리즈

학교도서관에서 또 하나 인기있던 종류의 책이다. 세워두면 스르르 넘어가는 재질이었고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책이었다. 쿠키런 어드벤처, 쿠키런 서바이벌 대작전, 쿠키런 세계사 등의 종류와 권수도 어마어마하게 많은 쿠키런 시리즈물은 아이에게 보는 재미와 읽는 재미, 캐릭터들을 파악하는 재미를 모두 잡았다. 여름방학을 맞이해 할머니댁 근처 대형서점에서 아이는 쿠키런 시리즈들 속속 뽑아들었다. 1번부터 산 것이 아니라 한정된 비용안에서 골라야했기에 드문드문 보고싶은 권수를 골라 계산했다. 이후 고른책들을 보니 1권부터 주욱 이어지는 내용이었기에 다음 내용이 궁금한데 그 내용을 볼 수가 없었다. 워낙 방대한 권수와 방대한 양을 자랑하다보니 차츰차츰 중간권수들을 채워나갈 생각이다.


카카오프렌즈

세계사와 관련된 책중에 이만한 책이 있을까? 카카오프렌즈는 어피치, 라이언,무지 등 카카오 캐릭터로 등장한다. 이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들은 시간여행의 주인공이 되어 각 도시를 돌아다니며 재기발랄한 여행이야기를 선물한다. 쫓고 쫓는 인물들간의 이야기속에서 세계속 다른 도시들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다. 내가 학창시절에 접한 국사, 역사, 세계사라는 과목은 너무 어렵고 싫었다. 하지만 이렇게 유쾌하고 기발한 다양한 책을 통해 역사라는 분야를 다시금 마주대할수 있어 다행이고, 과거의 일들을 통해 지금, 현재가 만들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엉덩이탐정

아이들이 어린시절 좋아하는게 뭘까? 바로 똥, 방구, 엉덩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별 내용이 없어도 깔깔 웃고 뿡~ 방구소리를 내며 즐거워한다. 엉덩이탐정은 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엉덩이모양의 얼굴을 한 탐정이 사건을 밝혀내고 범인을 찾아낸다. 팀을 이루며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범인을 추리해내는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엉덩이탐정에 푹 빠져든다. 엉덩이탐정 책의 곳곳에는 엉덩이모양을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 엉덩이를 따라가는 미로찾기도 있어 책만 보는 것이 아니라 머리를 굴리면서 엉덩이를 찾는 재미와 추리가 함께한다. 이러니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엉덩이 탐정의 신간이 나올때마다 한권한권 사다모으기 시작했다.


흔한남매

공중파방송에서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흔한남매>는 제목 그대로 흔한남매들의 일상이야기를 코믹하게 방송되었다. 흔한남매의 캐릭터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서로 투닥투닥 다투는 와중에도 쉴새없이 웃음센스가 터진다. 먹음직스런 라면이 나오는 영상에서 아이는 라면을 먹고싶어 하고 웃기는 춤추는 영상을 보며 따라추기도 한다. 유투브 영상은 네살짜리 둘째 아이까지 웃음바이러스에 빠져들게 했다. 흔한남매의 책 시리즈도 신간이 나올때마다 한권 한권 사모으고 있다. 신간에 내가 기다리던 책이 올라올때마다 아이는 책을 기다렸고 또 기다렸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재미있는 책을 조금씩 조금씩 아껴보게 된다.


한번 먹어봐~ 의 경험

한번 읽어봐~ 의 경험

편식을 할수록 한번 먹어봐~의 경험이 소중하다. 야채와 채소를 싫어하는건 당연하지만, 싫다고 계속 안주면 그 본연의 맛을 즐길수가 없게된다. 이처럼 무엇이든 한번 먹어보는 경험, 한번 읽어보는 경험이 중요한 이유다. 그리고 당근 자체는 싫지만, 카레에 들어가거나 고로케, 샐러드에 들어가면 함께 어우러지는 맛을 내듯이 글만 있는 책 자체는 싫지만, <안녕자두야> 시리즈처럼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우러져 교육적인 부분과 재미를 느끼는 부분이 함께 가미된다면 책을 싫어하던 아이들도 책이 재미있다는 경험을 할 수 있고 책을 가까이하게 되는 기회를 잡을수도 있게 된다.


초등학생이 되면 책의 사각지대가 생긴다. 이제까지 글자를 잘몰라 아이곁에서 그림책을 늘 읽어주던 엄마도 아이가 글자를 익히니 읽어주던 행동을 멈추게 된다. 그리고 그림책을 늘상 접하던 아이들은 그림책에서 만화의 형식, 학습만화의 형식을 마음껏 받아들여주는 경험을 통해 글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대부분은 학습'만화'라는 이유로 사기를 꺼려하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림책이 좋은 건 안다. 갓난아기시절부터 작고 동그란 모서리의 그림책에서 시작해서 안고 서고 기어다닐때 거실에 뒹굴거리도록 책을 가까이 해준다. 그림책의 그림과 글이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오고 말이 트이고 어느덧 글자를 더듬더듬 읽어나가기 시작한다.


그림책--> 만화그림책, 학습만화책 --> 글이많은 책

어린시절의 그림책의 경험은 부모와 함께 한 좋은 경험을 선물해주고 공감과 정서적인 부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그림책을 통한 색감을 익히고 그렇게 마주한 빛과 색감에 대한 기운이 알게모르게 아이의 삶에 녹아들어 앞으로의 인생에 안목을 키워줄수도 있다. 그림과 글, 글자와 그림. 그림책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 만화형식의 책들이고, 아주 미세하고 느리지만 책으로 향한 질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양적으로도 충분히 수용받고 접할수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또 만화책이야? 안돼" 하기 전에 공포스럽거나 위해를 가할수있는 선정적인 종류가 아니라면 '만화라는 형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책을 접할수있고 그림책에서 글로 가는 과정이구나 생각할수 있는 수긍,포용, 여지를 남겨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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