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생활

엄마, 비오면 어떻하지?

엄마 찬스를 쓸 수 없어서

by 정희정

학교에서 비가 올 때

학교에 갔는데 비가오는 경우가 있다. 날이 꾸물하다고 매번 기다란 우산을 들고 가기도 싫고, 날씨를 미리 확인하더라도 소나기처럼 쏴아 쏴아 예기치못한 비가 오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물었다.


"엄마, 학교에서 비가 오면 어떻게 해?"


음... 비가 오면 그칠수도 있으니까 (소나기를 생각해서) 비 그칠때까지 기다려봐. (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는)

친구랑 같이 쓰고 오던가, 학원에 가면 선생님한테 여유분 우산이 있을거야. 좀 빌려달라고...

내 나름대로는 머리를 굴려 생각해낸 대답들이다. 학교에서 갑자기 비가 오는 경우? 글쎄. 예전처럼 비가 갑자기 올경우 아이학교 앞으로 우산을 가지고 마중나갈수도 없다. 집에만 비상대기조로 잠시 잠깐이지만 있던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엄마도 일을 해야하고 비가 오면 학교로 마중갈수가 없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다.


친구와 같이 쓰고 온다 (복불복)

일주일에 단 두번이지만 학교가는 날을 좋아했고, 4학년이 되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다며 좋아했다. 더욱이 회장, 부회장을 뽑는 날에 추천을 받아 자기도 나갔는데 7명중 투표를 통해 자기가 부회장이 되었다고 말하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늘 혼자 집에서 나와, 그리고 7살 차이나는 동생과 함께하면서 또래친구들을 만나고 싶었을 텐데 이렇게 같은 반 친구들을 사귀고 부회장에 뽑히기까지 했으니 대견하고 기특한 마음이 들었다.

이렇게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하하호호 BTS 이야기도 하며 집에 오는 길에 함께 우산을 쓰고 오면 어떨까? 학교를 마치면 미술학원, 영어학원 등으로 각자의 동선에 따라 뿔뿔이 흩어지는 아이들을 보며 한편으로 안쓰럽고 또 아쉽다. 흙먼지 뒹구는 운동장 대신 깔끔한 운동장과 실내강당이 들어서고 동네놀이터에서 하교후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거나 고무줄을 하던 일은 벌써 예전일이 되어버렸다.


학원가는 날이면 학원선생님에게 우산을 빌려본다 (학원에 늘 그렇듯이 놔두고간 우산이 있을것이므로)

아이는 학교앞 학원을 다닌다. 다양한 활동을 시도하는 미술학원, 매일같이 등원하는 영어학원. 어느 기관이든 시설이든 우산은 여유분은 항시 있다. 깜빡하고 두고가는 우산이 한두개가 있다. 나중에 찾으러가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는 놔둔것을 까먹고 어디에 놔둔건지 기억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찾아가지 않은 자리를 차지하는 우산들은 비내리는 날 예비우산으로 유용하게 사용될지도 모른다. 학원선생님에게 여유 우산이 있다면 사용하고 바로 돌려드린다고 하고 빌려와도 좋겠다.


모자를 쓰고 비를 맞고 온다

어느 티를 입을지 모르겠다. 아이가 그날그날 입는 옷은 다른다. 머리라도 비로부터 지키기위해(큰 의미는없겠지만) 후드티에 달린 모자를 뒤집어쓰고 비를 맞고 오는거다. 소나기라면 잠시 멈출때까지 기다렸다가 걸어오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정도면 좋겠다. 이런 저런 방법들을 생각해보아도 우산이 없는경우, 친구와 같이 쓰고 올수도 없는 경우(코로나 방역으로 이조차도 어려운일이 된 것일까), 비가 안그치는 경우, 우산을 빌릴수도 없는 경우는 그랬다. 그냥 맞고 오는거다. 우리는 비가 오면 왜 머리부터 가리는 것일까? 손으로 이마 위를 가리는 것일까? 이래나 저래나 비 맞는건 똑같을텐데. 그렇게라도 가리면 비를 덜 맞는 기분이 들어서일까? 마음의 위안이 되는 걸까? 여자들의 경우 화장을 해서 화장이 지워지는 걸 조금이라도 막아보려는 마음에서일까? 갑자기 의문이 드는건 왜일까.


이럴 땐, 이랬으면 좋겠다.

학교에도 우산렌트가 있으면 좋겠다!!

학원도 좋고 학교도 좋다. 요즘 렌트렌트 렌트가 대세아닌가. 학교도 렌트를 하는거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학교수업을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소나기가 내릴수도 있고 꾸무리한 날 중에 비가 갑자기 내릴수도 있다. 엄마찬스를 쓸수없는 아이가 우리집만은 아닐터. 비를 맞아 물에 빠진 생쥐꼴로 집에 온다면 감기에 걸릴까 걱정이 되고, 신발, 옷가지, 가방 모두 비에 젖어 빨래를 하고 드라이기를 사용해서 말리기도 해야한다. 무엇보다 비가 똑똑똑 떨어지는 와중에 오는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오는 아이의 입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나도 엄마가 데리러 오면 좋겠다...'


도보로 10여분이 되는 거리지만 비가 오거나 눈이오면 유독 길어지는 거리다. 엄마가 우산을 들고 마중나오는 친구를 부러운듯 바라볼수 있고 나만 이렇게 혼자 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길이 우울해지지 않도록 우리에게는 학교우산 렌트가 필요하다!

친구와 같이 쓰고올 확률은 거의 없다. 그날 그날 베프 친구와 같이 나오더라도 각자의 학원 여정이 있기에,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온다는 건 요즘은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 학교를 마치면 각자 정해진 위치로 피아노, 미술, 태권도, 혹은 학습지 등등 으로 뿔뿔이 흩어지기 때문이다.

모자가 달린 날도 있고, 라운드 티를 입는 날도 있다.

엄마가 데리러가는 찬스를 이용할수 없기에, 아이는 학교에서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나에게 물어본 것이다.

지금 일단은 접는 우산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검색했다. 접는 우산 초등학생용으로. 아이는 카카오를 굉장히 좋아하고 캐릭터 용품이 즐비했다. 이왕이면 좋아하는 것으로, 마음에 드는 것으로 준비해주기로 한다. ooo 좋아? 골라봐. 빨강, 노랑, 민트색 여러가지 색 중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로 골라보게 했다.


날이 희끄무리한 날, 비가 올것 같은 날
아이의 가방에는 빨간색 어피치 접는 우산이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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