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생활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by 정희정

요즘 아이는 신났다. 일주일 두번이지만 학교가는 날을 기다린다. 지난주에는 전날 자신이 제일좋아하는 페퍼로니 피자를 시켜주었더니 맛있다고 우걱우걱 아주 피자한판을 다 먹을기세로 입안으로 밀어넣는다. 피자가 한조각, 한조각 없어지고 총 4조각을 먹어치웠다. 총 8조각의 라지 사이즈의 피자가 반으로 줄어들었다. 더 먹을까 싶어 나머지는 아빠 줘야해~ 라고 말하며 아이의 피자로 향한 입맛을 잠시 멈추었다.


새벽 2시경 밀가루 음식을 4조각이나 먹은 아이는 그날 밤 체했는지 배가 아프다며 끙끙 앓기시작했다. 아이는 배가 아프다며 울었다. 장 운동이 멈추고 체한 것 같아서 소화제 한 알을 꺼내어 먹였다. (10살부터 알약을 먹기 시작했다) 장이 체한 적은 이전에도 몇번있었다. 라면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그러고보니 다 밀가루) 라면 먹은 날도 체한 적이 있었고, 이번처럼 밀가루음식을 꼭꼭 씹지않고 급하게 먹은 날은 체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장은 약하기 때문에 장의 움직임이 현저히 떨어질수 있다. 특히 밤시간에 장도 쉬어줘야 하는데, 전날 먹은 과한 음식들로 장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화시켜야할 음식물은 많고(심지어 소화가 잘안되는 밀가루) 장의 움직임은 느려졌으니 당연히 장이 탈나고 아이는 배가아프다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소화제를 먹이고 작은수건을 물에 적시고 전자레인지에 1분여간을 돌려 따듯하게 해서 아이의 배위에 올려주었다. 새벽 3시...


담임선생님에게 전화가 오다

금요일 아침, 8시에 나와함께 집을 나서는데 전날 아팠던것 치고는 상태가 좋아보였다. 평상시와 같아서 기다란 머리를 질끈 묶어주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함께 내려왔다. 나는 출근을 했고 아이는 학교에 등교했다. 한두시간이 지났을까? 070으로 시작되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일하는 중에 전화를 받았다. 아이 담임선생님이었다. 아이가 등교후 수업시간중에 배가 아프다고 자리에 앉아있을수가 없어서 보건실에 갔다고 한다. 어제 먹은 피자와 밤에 아프다고 울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밤시간 동안에 소화가 된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아침에는 등교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어 잠시 잊고 있었는데, 학교에서 수업을 하면서 배가 아픈것이 낫지 않은상태로 통증으로 느껴진것이다. 그때부터 안절부절했다. 조퇴를 하고 집에오면 좋은데, 집에는 돌봐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아이에게 전화를 걸었고 통화를 했다. 목소리를 들었고 아파서 보건실에 누워있다고 했다. 소화제를 어젯밤에 먹었으니, 보건실에 가능하다면 소화제를 한번더 복용해줄 것을 요청드렸다.


아이가 아플때 어떻해?

그 사이에 나는 일하는 중간중간 아이를 돌봐줄수있는 선생님을 알아보았다. 2년 가까이 아이들을 돌보아주신 아이돌보미선생님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 전화가 되지 않자 기다렸다가 다시 통화를 했다. 다행히 오전 일정이 가능하다고 하시며 11시경 학교로 아이를 픽업할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담임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를 픽업할수 있는 분이 있다고 말하며 학교로 방문드린다고 전했다. 담임선생님-아이-돌봄선생님 사이에서 아이가 헤매지 않게 잘 연결될수있도록 여기저기에 전화를 드렸다. 1분, 2분, 10분이 지났을까. 아이와 통화한 이후로 연락이 없어 지금쯤 만났을까 생각하면서 전화를 했다.


방금 돌봄선생님을 만났다고 해맑게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으니 안심이 된다. 선생님을 통해 아이와 함께 병원진료를 보고 약과 죽을 먹일수 있도록 알려주었다. 평소 우리가족과 소통하며 몇년간 아이들을 돌보아오신만큼 아이들의 상태를 알고 나와의 호흡도 척척 맞았다. 안심이다. 학교에서 아플텐데 보건실에 누워있던 아이를 생각하며 오전내내 마음이 쓰였다. 집에가도 돌보아줄 가족이 없어 조퇴를 하지못한 상황에서 서럽기도 했다. 병원진료를 보고 약을 지어오고 점심으로 간단히 먹을 죽을 편의점에서 사왔다고 했다. 선생님을 통해 아이가 장염으로 진행될 수 있었고 위와 장사이가 꽉 막힌듯 체해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장염이 유행이라고 하면서 손을 깨끗이 씻고 밀가루나 인스턴트, 유제품은 먹지 않는게 좋다고 나에게 전해주었다.


오랜만에 학교에 가는날, 친구를 만난다는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챙겨 함께 나왔는데 수업에 참여할수 없었다. 아이는 배가 아파서 보건실에 누워있었다. 친구들과 정다운 이야기를 할수없었고 좋아하는 물감채색을 할 예정이었던 미술학원도 갈수가 없었다. 아이가 아프면 엄마도 아프다. 아이의 아픔과 서러움을 알기에 엄마도 발을 동동 구른다. 일터에 매여있어 바로 달려가보지 못하는 엄마의 마음. 나 대신 누군가라도 아이의 곁에 있어주기를 바랬다. 지난 일년간 아이를 돌보아준 아이돌보미선생님에게 연락이 닿아 다행이었고, 아이 곁에서 잠시나마 함께 진료를 봐주고 죽을 챙겨먹여주어 안심이 되었다. 긴급하게 연락드렸지만 아이를 돌보러 기꺼이 달려오신 선생님에게 고마웠다. 친정과 시댁이 멀어 육아의 (비상)지원없이 육아를 해내야 하기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막막하다.


한가지 바램이 있다면, 현재 아이돌보미는 평일 정규시간(9시~18시)에만 전화상담과 돌보미일정연계가 가능한데, 사실 아이들이 아픈건 저녁, 밤나절이다. 평일주말할것 없이 긴급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저녁에 갑자기 둘째가 열이 난적이 있었는데 앞이 깜깜했다. 요즘 상황에서 열이 나면 어린이집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고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는 상황에 저녁에 긴급하게 돌봄을 요청할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아이돌보미서비스는 저녁이나 주말에도 비상으로 정말 긴급하게 돌봄이 필요한 경우가 연계가 될수있도록 개선이 되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데에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육아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 마음놓고 신청할수 있는 제도가 되어주기를 바라고 아이의 곁을 지켜주는 울타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