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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Nov 24. 2021

벌써 오 년도 넘은 일입니다

내 일의 길목에서

눈감으면 그분이 떠오릅니다. 제가 초보 방문간호사 시절 만난 환자분이 있습니다. 수년이 지났지만 바로 어제 일처럼 생생히 기억납니다.


인공관절수술을 하신 분이었는데 저는 집을 방문해서 수술 후 재활치료에 열중 하실수 있도록 재활운동을 알려드렸습니다.


여느 환자분과는 달리 제가 초기에 만든 한 장짜리 페이지의 운동 자료를 그대로 보고 따라 하고 있었습니다. 5층짜리 계단이 가파른 허름한 오래된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수술하고 잘 굽혀지지도 않는 다리로 그곳을 오르내렸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첫날 갔을 때 혈압을 재고 수술부위를 확인하고 책자에 실린 대로 재활운동을 열심히 알려드리고 환자분은 열심히 따라 하셨습니다.


남자분이라 다리를 펴고 굽힐 때 엄청 큰 통증이 따라오는데도 극한의 고통을 참아내면서 조금씩 각도를 올려가며 재활운동을 따라 했습니다.


좁은 집안에 식탁도 들이기 어려운 환경에서 생수병에 물을 채우고 운동하는 나름의 방법을 터득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수술한 다리는 부드러워지고 굽히는 각도가 눈에 띄게 좋아져서 흐뭇했던 기억이 납니다.


벌써 오 년도 넘은 일입니다. 매년 추석이나 설, 명절, 연말연시에 잊지 않고 저에게 인사와 감사하다는 안부인사를 전해줍니다.


저도 늘 잊지 않고 안부 전해주시는 아버님이 고마워 처음으로 출간한 책을 보내드리기도 하였습니다.


오늘같이 사람으로 실망하고 상처를 받은 날에 장문의 감사하다는 안부 문자를 받았습니다. 사람에 상처 입은 마음이 사람으로 또 치유됩니다. 감정 이파도처럼 굽 어치던 오늘 하루의 끝 무리에서 그분의 문자를 가만히 들여다보며 늦은 밤 답문을 보냅니다. 참 감사하다고 아버님 같은 분이 있어 아직 이 세상은 살만하다고 따스하다고 전해주고 싶습니다.


그분이 저에게 남긴 문자 내용을 부끄럽지만 이곳에 남깁니다. 따스한 마음씨를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별일 없이 잘 지내고 계시지요~~


뜨거운 여름 폭염 지나가고


어느덧 벌써 추석도 지나고


시원한 가을의 계절이 찾아


왔네요 오곡이 무르익는 계절 들녘에는 벼들이 익어서 고개 숙이는 계절


자연의 감사에 고개를


숙이는데 고개 숙이지 못한


사람들은 자존심 탐욕 교만


살인하여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세상이 입니다,


나는 변하 없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간호사님에게


겸손한 마음으로 내 인생의


걸음을 걸을 수 있다는 감사한 마음 너무 고마워요


간호사님의 가정에 행복한


축복이 이루 어지기을 기원합니다,


다음에 연락할게요 일묵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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