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그런거다.
"오늘 온데, 그림책"
엄마 뭐야~ 생뚱맞다는 식으로 나를 쳐다보는 아이. 아침 시간 식탁위 대화이다.
하루종일 그림책을 기다린다. 아이가? 아니 내가.
아이와 아침에 대화를 하다가 어제 본 그림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아이가 대여섯살 무렵 즐겨읽었던 그림책이 있다. 된장찌개 라는 제목으로 된장 냄새가 왠지 폴폴 풍길 것 같은 그 그림책은 나와 아이의 추억의 그림책이다. 된장찌개는 천미진 작가님이 쓴 책으로, 된장찌개에 대한 호감도를 높여준 책이다.
된장찌개의 주인공인 된장이 나오고, 육수를 우려내는 데 필요한 멸치들이 나온다. 푹 익혀야 제 맛인 감자 친구들이 나오고 쭈글쭈글한 호박과 수분이 없어 바짝 쪼그라진 두부친구들도 등장한다. 아주 추운 겨울날씨에 따듯한 된장찌개 온천탕 속으로 퐁퐁 들어가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나와 아이는 된장찌개를 생각했다.
된장찌개, 내가 참 좋아하는 음식이다. 멸치 대가리를 그대로 넣고 끓여서 멸치가 동동 떠다니는 나의 친정엄마의 된장찌개도 그립고 빡빡하게 끓여서 쌈과 함께 싸먹을 수 있는 빡빡이 된장 엄마표도 그립니다.
된장찌개 그림책을 보면 나의엄마가 보고싶고 된장찌개가 먹고 싶고 나의 아이에게도 된장찌개를 해주어야지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 그림책 묘한 매력덩어리다.
이번 그림책은 우연히 알라딘 온라인서점에서 신간을 뒤지다가 발견했다. 벚꽃이라는 어여쁜 이름으로 봄향기 가득나는 그림책으로 선보인다. 내일은 4월의 봄 향기가 모락모락 다가오는 것 같다. 포근해진 날씨와 기온으로 마음도 몰랑몰랑 해지는걸 느낄 수 있다.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으로 부드러운 봄향기를 느껴본다.
그림책을 보다보면 문득 그림책 작가를 만나보고 싶어진다. 천미진 이라는 글자를 보고 이전에 보던 된장찌개를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된장찌개라는 글과 그림이 어우러저 내 마음속 깊이 콕 박혀있는데 천미진 이라는 작가이름을 본 순간 된장찌개가 떠올랐다. 그만큼 강력한 그림책이다.
글이 먼저일까? 그림이 먼저일까? 그림책을 보다보면 문득 궁금해지는거다. 그림책의 주인공은 그림인데, 그렇다고 글이 따로놀면 재미없지 않은가. 그림책에는 그림이라는 친구와 글이라는 친구가 적재적소에서 시소타기하듯이 서로 콩닥콩닥 어우러질때 장단을 찰싹찰싹 맞출때 비로소 그림책의 향연이 시작된다. 그림책은 그런거다.
그림책을 보다보니 그림책이 좋아지고 그림책이 좋아지니 자꾸자꾸 사게된다. 손이 가고 보게되고 읽어주게 된다. 그림책으로 아이의 눈을 맞추고 아이에게 이야기하게 된다. 그러다보면 글과 그림처럼, 아이와 나도 쿵짝쿵짝 장단을 맞추게 된다.
그림책은 그런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