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내 아이는 열두 살이다

by 정희정

내 아이는 열두 살이다. 핸드폰을 좋아하고 유투브, 가수를 좋아한다. 춤추고 노래부르기를 좋아한다.

가장 좋아하는 건 단연 침대에서 뒹굴기 이다.


경기도 기자단을 신청할 때 자기소개서에 가장 좋아하는 건 침대에서 뒹구는거라고 적을정도로 종일 방에서 이런저런 소소한 재미를 찾으며 뒹굴거린다. 그런 딸아이가 좋다.


아침시간, 매일 우리는 머리를 말린다. 드라이기가 윙~하고 시끄러운소리를 낸다. 어깨를 넘기는 딸아이의 머리를 엉킨부분을 풀어내면서 머리를 말려준다.

그 시각 둘째 아이는 잠을 자고있다. 시끄러운 드라이기 소리어 깨어 어느날은 엄마 어딨어? 종종걸음으로 달려나오기도 한다. 그러면 화장실에서 머리말리던 첫째아이기 와락 안아준다.


오전8시. 우리의 아침시간이 시작된다.


그리고. 식탁 위에서 그림책의 향연이 시작된다. 나는 수시로 식탁위에 책을놓아둔다. 어느날은 성교육 책을 두고 어느날은 그림책을 둔다. 내가 일하는 시간동안 아이는 학교에서 돌아와 식탁에 앉는다. 급식을 먹고오지 않는다. 늘 식탁 안쪽 자리에 앉아 꺼내둔 반찬이나 라면을 끓여먹기도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라면은 단골메뉴다.


cctv를 집에설치해 둔 이유가 밥은 제대로 먹는지, 학원갈 시간에 제 시간에 가는지, 집에 오는 친구나손님을 내가 없는동안에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집에와서 식탁에 앉은 딸아이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 혼자서 앉아서 먹고 유투브를 보며 밥을 먹는다. 그 자리에 살포시 책을 올려두어본다. 보든 안보든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시간동안 나는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림책의 위력을 말이다. 그림책의 힘과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안다.


가장좋은 시간은 아침 시간이다.

우리는 함께 자리에 앉는다. 빵점 빵책은 나의 마음에 불씨를 지펴주었다. 십대인 딸아이가 관심이 있을까? 들어주기나 할까? 그런생각 속에 나는 그림책을 펼쳤다.

빵 이야기들이 나오고 식빵, 크루아상, 소보루빵 여러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서 맞은편에 앉아있는 아이에게 재밌다며, 책 내용을 살포시 이야기해준다.


관심이나 있을까 했던 내생각은 아이의 눈길을 끌었다. 식탁위에 둔 그책을 보았는지, 그림책 표지를 본건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말한다.


☆엄마 소보루빵이 먹고 싶어~


책에는 소보루빵이 나오는데 후두둑떨어지는 달콤한 빵 부스러기가 매력적인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며 아빠도 소보루빵 좋아하는데~~ 말한다.


머리를 말리는시간, 그리고 간단히 아침을 먹는 시간.

식탁에 앉아 함께 그림책을 들추는 시간.

십대인 딸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기로 했다. 아주 천천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림책을 건네어본다.


강요로 떠밀어서 가는 것보다

꽃을 보여주며 꽃향기에 취해 따라가는것이 더 신나고 빠른 법이다.


아이의 시선을 끄는 그림책 한권이

하루의 시작을 더욱 신나고 즐거운 일로 만들지 않을까?


책 읽어주기에 늦은나이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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