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도 살고 나도 살고

책방도 살고 나도 살고

by 정희정

지난 주 동네주민을 대상으로 무료강의를 열었다. 내가 8월 16일에 책방을 오픈하고 처음 맞이하는 강의였다. 어쩌면 나에게는 신고식이나 마찬가지인 자리였다. 책방을 열고 책을 입고하고 정리하는 일이 대부분 나의 일상이고 업무였다. 요즘 사소한 것들을 추가하면서 나름의 공백의 시간을 채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그림책 강의는 여러번 했었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오는 9월 17일에는 김포의 문화센터에서 그림책강의가 예정되어 있다. 알음알음 그림책 강사를 검색하거나 인스타, 블로그를 통해서 나에게 강의요청을 해온다. 참 감사한 일이다.


내가 처음 그림책강의를 했을때가 떠오른다. 부천의 꿈여울도서관에서 비대면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코로나가 한창인 2022년에 내 책이 출간되었고 강의를 할곳이 마땅치 않았다. 대면강의는 불가하고 비대면도 하는 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작년 8월에 하루10분 그림책읽기의 힘이 출간되었고 그 당시 여러곳 도서관에 나의 책을 보내기도 했다. 아마 그 때 인연이 닿았던걸까? 부천의 도서관에서 그림책강의 섭외가 들어왔고 나는 무척 떨레고 설레고 기뻤다! 사실 강의에 대한 걱정도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8월 내 책이 출간되고 나는 내 책과 그림책읽어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부던히도 노력했다.

저자사인용 책을 기관에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구미 삼일문고, 제주도 노란우산 그림책방, 강릉 고래책방 등에서 저자북토크를 열기 시작했다. 구미 삼일문고는 특히 나와 인연이 깊었다. 나의 고향은 구미다. 구미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대학생이 되어서야 서울로 올라왔다. 구미에는 여전히 나의 부모님이 살고, 나는 일년에 연중행사처럼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었다. 경기도 김포에 살고 거주하다보니 친정인 구미에 내려가기 쉽지않았다. 그런 와중에 아이들이 방학을 하거나, 내가 일을 쉬는 중간중간 시간이 나는 날이면 나는 으레 구미로 향했다. 아이들과 친정구미에 가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오는 발걸음은 무거웠다.

나의 첫번째 책 <책 먹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펴냈을 때 삼일문고와 함께한 기억이 오롯이 적혀져 있었다. 둘째는 갓난아기였고 첫째는 초등 저학년이었다. 그 당시 집 근처 삼일문고는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지금은 워낙 인기가 많고 구미지역에서도 (아니 경상도전역에서도) 알아주는 삼일문고가 되었지만, 5년 전 그 당시에도 삼일문고는 꽤나 잘 갖추어진 명품서점이었다. 첫째 아이가 캐리어에 책부터 담을 정도로 책을 좋아했는데, 아이와 함께 방문하면 아이와 나는 신이났다. 쿠키런, 만화책, 재미있는 그림책 들까지. 모든 책들이 한 눈에 들어와서 보기 좋았고 아이는 장바구니에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도그럴것이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며칠간 휴가를 즐기다보면 용돈을 두둑히 주시는데, 그 용돈을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사는 것이었다. 책을 고르는 동안 눈이 반짝이고, 책을 한가득 안고 올 때 눈이 더욱 반짝거렸다. 그런 아이가 참 좋았고 나도 행복했다.


삼일문고에서 깊은 인연을 밑거름삼아, 삼일문고 대표님과 연락이 닿아 <하루 10분 그림책읽기의 힘> 첫 번째 강의를 삼일문고에서 하게 되었다. 호텔에 숙소를 잡고 엄마아빠, 그리고 구미의 친구들도 초청했다. 그렇게 나의 첫번째 강의가 설렘과 기대속에 잘 마무리되었다. 그 강의를 시작으로 나는 강릉, 제주도, 서울 이루리북스까지 전국의 서점이나 책방을 찾아다니며 강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올해 최고그림책방을 오픈하고 첫번째 강의에 10분이나 되는 많은 분이 참석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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