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딸아이와 목욕하는데 아이가 엄마 몸에만 있는 털을 유심히 보았어요. 엄마 몸에는 털이 있고, 자신의 몸에는 털이 없는 것이 신기했나봅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네요. 옷을 입고 있을 때는 모르지만, 함께 목욕을 하거나 샤워할 때 엄마(아빠) 몸을 보게 되지요. 음경(음순), 털, 가슴, 그리고 엉덩이. 우리 몸에서 소중한 신체부위를 보고 아이들은 궁금해합니다.
털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성기에도 나고 겨드랑이에도 납니다. 우리 몸의 중요한 부위를 지키기 위해서 털이 자랍니다. 여자의 경우는 난소에서 난자가 자라는데 생명의 근원(씨앗)이죠. 소중한 생명의 씨앗인 난자를 보호하기 위해 성기 주변으로 털이 자라납니다. 남자는 어디일까요? 남자는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생명의 근원인 정자를 만들어내는 고환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기주변에 털이 자라나게 됩니다.
우리의 몸에는 성기, 겨드랑이 털 말고도 신체부위마다 다양한 털이 있습니다. 얼굴 부위에는 눈썹, 속눈썹이 있어 눈을 보호해주고, 콧구멍에는 콧털이 있어 코를 보호해 주지요. 귓구멍에는 귓털이 있어 귀 안을 보호해주고 피부에는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잔털이 굉장히 많이 있어 피부표면을 보호해줍니다. 우리 몸은 외부환경이나 온도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거나 땀을 배출하는 등 우리 몸을 지키고 방어합니다. 털도 우리 몸을 지키고 방어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아이들에게 설명할 때 구구절절 장황하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아이들이 궁금한 그 부분만 설명해주고 따라하도록 알려줍니다. 저는 이렇게 이야기하죠.
“어른이 되면 엄마처럼 털이 날거야. 소중한 부위를 지켜요. (음순을 가리키며 이야기합니다). 다른사람이 음순이나 엉덩이를 만지려고 하면?”
“안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이렇게 아이가 대답합니다. 저는 음순 이라는 용어를 아이가 여섯 살이 되면서 알려주었고, 아이는 처음에는 부정확했지만 이제는 ‘음순’이라는 말을 제대로 따라합니다. 그리고 ‘소중한 부위를 지켜요’ ‘내 몸을 지켜요’ 라고 제말을 따라합니다. 천천히 또박또박 아이가 따라할 수 있게 기다려줍니다. 요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도 ‘아이들을 위한 성교육’ 시간을 가집니다. 더없이 반가운 교육인데요, 실제 산부인과에서 가서 엄마 뱃속에서 자랄 때의 모형을 보기도 하고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집에와서 알려주기도 합니다.
저희 아이가 다니는 가현도담유치원에서는 원장님이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성교육’ 강의를 진행해서 실제 가정에서 엄마아빠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 알려주고 자신의 몸을 소중히 대하고 지키는 법을 알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예전에 비해서 성교육이 어린 유아시절부터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어린이집, 유치원 등의 기관에서 많은 부분 함께해주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성장하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털이 나겠지요? 털이 자라는 것을 싫어하거나 불편해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리 아이들이 어린시절부터 몸의 변화에 대해 미리 알려주는 것만으로 아이들은 자신의 성장에 대해 (이후 경험하게 되는 신체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답니다. 그리고 나도 나중에 멋진 아빠, 멋진 엄마의 모습이 되겠지? 상상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자신이 성장한 모습을 상상하거나 ‘다음에 이런 사람이 되야지’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어린 유아들에게 엄마아빠는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엄마아빠가 하는 말이라면 무조건 다 맞고 엄청나게 대단하고 멋진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죠. 나도 아빠처럼 멋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나도 엄마처럼 키가 크고 멋진 사람이 되야지 아이들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이런 상상들을 한답니다. 립스틱을 바르는등 예쁜 엄마의 모습의 모습을 따라해보기도 하고, 힘이센 아빠를 흉내내보기도 하면서 말이지요.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멋있고 아름답기에 따라해보는 겁니다. 바쁜 육아 중이지만 가끔은 엄마아빠 자신을 위해 가꾸거나 멋을 낸다는 건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면, 가끔은 아이들에게 멋진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보는 것만으로도, 그 경험들이 모이고 모여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싶은지에 대해 롤모델을 만들어가게 됩니다. 그것이 엄마아빠라면 더없이 좋겠지요?
그림책 속에서도 어른으로 성장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오목이 볼록이> 에는 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눈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린아이가 어른으로 성장하면 몸의 변화가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알기쉽게 설명해주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기에 참 좋습니다.
여자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면서 몸이 변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예쁜 아기를 낳고, 키울 엄마가 되기 위해서야.
남자 아이의 몸이 자라면서 변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사랑하는 아내랑 아기를 지켜 줄 힘센 아빠가 되기 위해서지.
<오목이 볼록이>
어린아이의 몸이 성장하면서 엄마아빠처럼 어른의 몸이 되어가면서 어떤 부분이 달라지는 지 알기쉽게 그림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가슴이 나오고 겨드랑이와 성기 주변에 털이 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남자의 몸은 단단해지고 얼굴에는 수염이 자라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말하겠죠? 아빠도 수염 났는데! 아빠가 내얼굴에 부비부비하거나 뽀뽀할 때 까슬한 감촉을 느끼는것도 수염 때문이라는 것을 아이들은 배울 수 있습니다. 아, 지금은 안났지만 나도 어른이 되면 아빠처럼 수염이 자라겠구나 하는 것을 이 그림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책 중에 동물과 관련된 그림책이 인기가 있지요. 우리만 털이 나나요? 동물들도 털이 있습니다. 동물들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털이 있고 털이 난다는 것을 함께 알려주시면 됩니다. 매끈한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털이 난다는 것,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 털이 자란다는 것, 동물들도 털이 있어서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등의 다양한 표현으로 털에 대해 이야기해볼 수 있겠네요. 아이들이 그림책을 바라볼 때 어디로 주로 보는 지 아시나요? 아이들은 그림을 위주로 살펴보고 그림책 속 인물들의 표정을 유독 좋아한답니다. 혹시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가 갑자기 표정을 따라한다던지, 좋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까요? 글자만 읽어내려가는 어른과는 다르게 아이들은 어른이 보지못하고 놓치는 부분을 아주 예리하게 관찰해냅니다. 저의 아이들과 그림책을 볼 때면 늘 생각지도 못했던 부분에서 그림을 찾아내고 인물들의 표정을 읽어냅니다. 슬픈 표정, 웃긴 표정, 개구진 입모양, 화난 표정 등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다양한 감정의 표현을 익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표정을 따라해주는 것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내 감정이 어떤지 알아가는 연습을 하는 겁니다.
어른의 몸으로 성장하고 털이 나듯 아이들의 마음이 성장하면서 감정도 자라고 있습니다. 늘 아기같고 내가 다 해주어야 할 것 같지만, 어느순간 돌아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정도로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이럴 때 부모는 아이의 감정이 어떤지 살펴봐주어야 하고 속상한 일이 있었더라도 잠자리에서 함께 읽는 그림책 한권으로 그날의 기분과 감정을 잘 달래줄 수 있을 겁니다. 아이들의 몸이 변하고 자라듯 마음도 자라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