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과 폭력사이
똥~~~~침!!!
어린아이, 어른할것없이 똥침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장난정도로 생각합니다. 아이스께끼는 어떤까요? 치마를 들추는 장난스런 행동들로 웃고 넘겨버릴수도 있지만, 친구는 불편하고 싫은 감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게 됩니다. 사실 똥침을 하는 행동도 친구 사이에서나 가까운 가족사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에서 소중한 중요한 부위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 몸의 신체부위는 모두 소중한데, 특별히 소중한 부위가 있지요. 구강, 가슴, 음경(음순), 엉덩이입니다. 이 부위는 다른사람이 허락없이 내 몸을 만져서는 안되는 부위랍니다. 똥침은 우리몸의 소중한 부위인 엉덩이를 만지는 행위입니다. 특별히 소중한 부위라고 여기는 이유는 우리의 생명과 깊이 관련있는 부위이기 때문입니다. 생명과 관련있는 특별히 소중한 부위를 만지거나 똥침을 했을 때 혹여라도 상처를 내거나 다치게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했던 똥침을 하는 행동에 대해서도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똥침이나 아이스케끼가 친구에게 불편함을 주거나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려주면 좋을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그림책을 읽어주면 됩니다. 저희 둘째아이가 매일같이 읽어달라고 조르던 그림책이 있었습니다. <호야는 똥침쟁이>는 제목에서처럼 똥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호야가 친구에게 똥침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똥침을 당한 친구는 놀라서 울음을 터뜨리지요. 다행히 곁에 있던 엄마가 달려와 호야에게 이렇게 말해줍니다.
“호야, 똥침은 아주 위험한 장난이야! 자칫하면 소중한 곳을 크게 다칠 수도 있어.”
엄마의 말을 듣고 미안해진 호야는 미안하다고 친구에게 사과를 합니다. 아이스께끼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이를 하던 중에 남자친구가 치마를 입은 여자친구의 치마를 와락 들쳤습니다. 그 바람에 친구 소연이의 분홍색 팬티가 보이고 놀리는 친구의 장난에 소연이는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놀이하고 생활하는 공간에서 친구를 불편하거나 소중한 부위를 다치게 할 수 있는 똥침, 아이스께키 등의 행동은 ‘건강한 경계’가 허물어지게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건강한 경계가 지켜져야 합니다. 나의 신체부위 어디든 나의 동의없이 만지거나 장난을 치는 행위는 건강한 경계를 허물어지게 합니다.
사실 방구뀌는 행위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다 가끔, 실수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방귀말고 장난식으로 방귀를 빵빵 뀌어대는 경우가 있습니다. 집에서 아빠들은 대놓고 뀌어대기도 하고요. 함께 자리한 가족들이 불편하거나 싫은기색이 역력한데도 고집스럽게 방귀를 뀌어대는 건 실례이고 바로잡아야 할 습관입니다. 가족이기에 더욱 예의를 지키고 함께하는 공간이 많은 만큼 서로 지켜야할 규칙이 있습니다. 방귀가 나오거나 나오려고 한다면 실례한다는 말을 건네주는 것, 가족끼리 함께하는 공간에서 옷을 벗고 다니지 않는 것, 간지럼 장난을 치는것도 동생이나 상대방이 싫다고 표현하면 바로 멈추는 것 이런 것들이 가족 내에서 흔히 간과하지만 지켜주어야 할 규칙들입니다. 나의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은 우리가 함께 생활하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바탕이 되어줍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상대가 싫어하는건 하지말자!’입니다. 싫어하는 건 안하면 됩니다. 예스 라고 표현하는 행동을 하면 됩니다. 건강한 경계를 지키는 일은 나와 너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어릴 때는 부모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아이가 예쁘다고 볼을 꼬집거나 엉덩이를 만지는 일도 부모가 곁에서 아이를 대신해서 경계를 지켜주어야 합니다. 아이가 불편하거나 싫은 표정을 짓는데도 웃어른이라서, 예쁘다고 하니까 불편한 그순간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합니다. 왠지 아이가 싫어해서 하지말라고 말하기에는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표정이나 말투에서 좋다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면 ‘지금은’ 아이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불편해하는 것 같네요 라든지, 악수나 하이파이브를 한다던지 인사를 하는 등 다른 행동으로 대신할 수도 있을거에요. 물론 아이가 원하는 수준에서요. 하지만 이런 식의 표현은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수줍어서요. 아이가 부끄러워하네요 라는 표현은 아이를 수줍고, 부끄러워하는 성향의 아이로 고착화시킬 수 있습니다. 원래 그렇지 않았지만, 부모가 아이의 성격을 ‘수줍은’ 아이로 말한다면, 아이는 스스로 수줍어하고 내성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굳어져버릴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불편한 상황에 대해 느낌을 설명하고 타협할 수 있으려면 아이와 단둘이 있을 때 한번 연습해보는 겁니다.
oo이가 기분이 안좋아? 엄마가 안아줄까? (아이가 싫다고 대답하면) 그럼 어떻게 하면 기분이 좋아질까? 다른 타협점을 찾아보는 거예요. 우리도 가끔 그렇잖아요. 매일 비슷한 일상이라도 포옹하기 싫은 날도 있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랍니다. 아이들도 엄마아빠와의 뽀뽀나 포옹이 좋을 때도 있지만, 때로는 싫을 때가 있습니다. ‘지금은 안고 싶지 않은’ 아이의 마음을 헤아리고 아이의 마음이 안정될 때까지 기다림도 필요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떼를 쓰거나 고집을 부리는 날에 엄마 자신도 화가 나고 지칠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는 같은 집안이지만 안방과 거실, 방과 방 사이에 잠깐의 거리를 두면 순간적으로 치밀었던 감정이 차츰 누그러지기도 합니다.
엘리자베스 슈뢰더의 <너의 몸은 너의 것이야>에서 아이가 설정한 경계선을 존중하는 방법에 대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설명합니다.
1. 신체 접촉에 앞서 항상 아이의 의사를 확인하기
2. 아이가 그만하라고 말하면 멈추기
3. 아이의 대변인이 되어주기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같은 포옹과 뽀뽀라도 매순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느날은 아빠뽀뽀! 좋았다가도 어느날은 불편합니다. 아이와 신체접촉을 하기전에 안아도 될까? 물어보거나 팔을 활짝 펼쳐서 아이가 안아주면 꼬옥 끌어안아 줍니다. 반대로 매번 엄마가 포옹을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엄마도 잠시 쉬고싶을 때가 있거나 포옹이나 뽀뽀 대신에 손을 잡는 것이 편할 때도 있으니까요. 아이가 엄마의 가슴을 만지고 싶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마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면 그럴때는 아이에게 엄마가 지금은 싫어 라고 단호히 이야기하고 아이의 이마에 뽀뽀나 안아주는 것으로 아이에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이와 몸놀이나 간지럽히기 등 평소에 신체접촉하는 놀이를 할 때는 서로 재미있어서 시작했지만 다소 과격해지기도 합니다. 정도가 심해지면 아이가 겁을 먹기도 하고 실제로 다치기도 합니다. 아이에게 놀이하다가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하세요” “멈춰요” 라고 말하라고 알려주세요. 아이가 말하는 그만하세요! 요청을 듣고는 바로 멈추어야 합니다.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아이에게는 무서움이나 두려움, 불쾌감으로 변할 수 있으니까요. 평소에 엄마아빠와 몸놀이나 스킨십을 하다가 그만하라는 요청을 존중하고 바로 멈춘다면 아이는 자신의 느낌이나 표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친구와 놀이를 하다가도 상대방의 표현이나 느낌을 민감하게 알아차리고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평소 아이가 말하는 표현을 인정하고 수용해주기 때문에 아이가 싫어하거나 불편한 상황에 대해 아이의 대변인으로써 다른사람들에게 설명해줄 수 있을겁니다. 아이는 어떤 상황에서든 불편하거나 원치않는 신체접촉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터득하게 되는 것이지요.
장난과 폭력 사이에 있는 선을 지켜주려면 좋다, 싫다는 표현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애매모호한 반응이거나 확실하지 않으면 물어보아야 합니다. 내가 한 행동이 기분이 나빴는지, 나빴다면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합니다. 어떤 친구에게는 괜찮은 행동도 어떤 친구에게는 불쾌한 경험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똥침이나 아이스케끼와 같은 장난은 소중한 부위를 다치게 할 수 있고 친구를 속상하고 불편하게 할 수 있는 행동이므로 주의를 줄 필요가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아이의 경계를 존중해주는 일은 이처럼 매우 중요합니다. 이 또한 반복학습이 필요합니다. 포옹하거나 신체접촉을 할 때 어린아이지만 물어보고 싫다면 뒤로 물러나는 것, 그게 바로 경계존중의 첫 단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