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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Jun 11. 2020

잠깐의 수고가 큰 안심을 불러온다

나의 아이는 괜찮을까?

요즘 아이는 혼자 있다. 코로나로 인한 무기한 개학 연기에 학교를 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일을 하고 아이는 6시간을 넘게 집에 혼자 있었다. 윗집에서 타일 공사를 하는 드르륵, 쾅쾅 하는 소리에 어느 날은 나에게 울면서 전화가 왔다. 일을 하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아이의 불안함이 전화기를 통해 그대로 전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 시간, 두 시간,, 엄마 이따가 갈게... 지금 당장 너에게 달려갈 수가 없어. 이런 엄마의 마음은 더 큰 불안감으로 다가오겠지?


혼자 있어 불안해해요~ 담임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 안되겠다.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겠다. 주말인 토요일에 집에 있어보니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환풍기 배관공사를 크게 하는 모양이다. 심상치 않은 소리에 굉장히 시끄러웠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아이 혼자서 이런 큰 소움을 혼자 견디고 참고 한 것이다. 관리사무실에 전화해서 따져봤자 소용이 없었다. 어차피 해야할 공사이기에, 가능한 빨리 끝내길 만을 바랄 수 밖에.


결국 나는 담임선생님과 긴급돌봄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선생님, 아이가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너무 불안해합니다.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도움이 정말로 필요합니다. 도와주세요..

긴급돌봄은 (서울의 아이가 귀한 지역 몇 곳을 제외하고는) 3학년부터 열지 않는다. 이게 말이 되는가? 지금도 납득이 되질 않고, 교육청에라도 민원을 계속 넣을 생각이다. 3학년은 절대 혼자 두어서는 안 되는 나이다. 긴급돌봄교실을 1~2학년에만 허락한다는 것이, 교육방침상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이가 다니는 호수초등학교는 3학년은 이미 개학을 했기 때문에 돌봐줄 수 있는 대상에서 제외되었다. 결국 담임선생님은 학교 내 작은 마음상담실인 위클래스를 가보면 어떻겠냐는 질문을 주셨다. 위클래스는 나와 나의 아이가 작년 몇 번 상담을 다닌적이 있는 곳이다. 낯설지 않다. 아이가 편안해하고 선생님과 함께 도란도란 마음의 이야기를 나누고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던 것이다.

나는 아이에게도 의견을 물어보고, 오늘부터 가고 싶다고 한다. 위클래스 상담선생님은 나의 말을 잘 들어주고 아이에게 재미있는 게임이나 놀이시간을 제공해주신다. 마음이 놓였다. 매일 한시간씩 학교를 가는 날을 제외하고 상담실을 방문하기로 했다. 위클래스에 오랜만에 가는 아이의 발걸음이 행복해보였다.


홈 CCTV를 알아보러 가다


그랬다. 아이가 피아노학원을 가서 기다리는 사이에 이전부터 생각해두던 CCTV를 골똘히 생각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샤오미라는 것도 있었다. 나와 남편, 아이가 모두 SK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근한 대리점에 아이와 함께 방문하기로 했다. 1년간은 프로모션 기간이라 월 부담료 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상담직원이 말을 한다. 원래 한달에 3만원정도의 비용을 내고 3년 약정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또한 남편과도 상의해 볼 문제라 알겠다고 하고 대리점을 나섰다.

거실에만 하나 두어도 안심이 될 것 같다. 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 전화를 안 받는지, 학교에서 집에 돌아왔는지 내심불안했기 때문이다. CCTV를 생각한 적은 꽤나 오래되었다. 비용적인 부분도 있었고 꼭 필요할 까? 라는 마음에서 하루이틀 미뤄둔 것 뿐이다. 하지만 결심이 내 마음속에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한달 이내에 남편과 상담을 통해 아마도 설치할 듯하다.



안심알리미를 신청하다


그랬다. 오늘은 안심알리미를 신청했다. 둘째 아이는 비용을 내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올해부터 작은 가방안에 카드 같은게 들어있어 어린이집을 등원하고 하원할 때 부모에게 알림메시지를 띄워준다. 나는 오전, 오후 돌보미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아이를 등하원 시키는데, 특히 나와 같은 상황의 부모에게 굉장히 도움이 된다.

아이가 어린이집에 도착했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일일이 선생님들이 연락을 주지 않아도 알아서 알림을 띄워주지 정말 편하고 안심이 된다.

첫째 아이도 안심 알리미를 신청하기로 했다. 원래 할 생각은 없었다. 어플도 깔아야 하고, 이것저것 동의서를 작성하고 신경쓸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아이가 혼자 있는 걸 불안해 했고, 나 역시도 아이가 학교에 제대로 갔는 지 확인을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잠깐의 수고로움이 큰 위안과 안심을 불러온다. 아침에 신청서를 작성하고 어플을 핸드폰에 설치했다. 정말 잠깐의 수고로움 이었다. 일정 부분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나의 아이를 보호하고 학교를 다니는 일이 안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비용과 정성을 다해서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다.

아이는 집에서는 CCTV를 통해 부모가 옆에 없어도 안심을 느낄 것이고 학교 알리미를 통해 엄마아빠는 아이가 잘 갔구나~ 생각을 하고 안심을 할 것이다. 매일의 하루가 가족의 안전과 안심이 걱정되는 요즘, 나의 아이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일을 하는 다른 부모들은 어떠한가? 나의 아이들은 괜찮을까?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아이의 마음을 한번 쯤 열어볼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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