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 2-14. '안정성'이냐 '도전'이냐

25년 10월 21일

by 정둘




안정성이냐, 도전이냐.

끊이지 않는 저울질에 진이 빠졌다.


지금 내 상황에서 비춰보자면,

지인이 소개해 준 시험을 준비하는게 '안정성'을 선택하는 것이고

내가 만들고 싶었던 브랜드를 만들어보는게 '도전'을 선택하는 것이다.


거짓말 안 하고, 하루에도 마음이 수십번씩 바뀌었다.

'그래, 일단 사람이 경제적으로 안정적이어야 하지 ' 하다가도

'아냐, 한번 태어난 인생. 그래도 난 마음을 따르겠어'

손바닥 뒤집듯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 성공한 사람들이 다 말하잖아. 마음을 따라 선택하라고 말야.'

지금껏 회사에 그 어떤 지원서를 넣고 있진 않지만, 경제적인 안전망 없이 무언가를 한다는 건 늘 일정 수준 이상의 불안감 속에서 보이지 않는 터널을 헤메는 일이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안정적인 길. 봉급이 크지 않다. 딱 '안정성'만 보고 하는 일.

정말 갈등했다. 책도 다 사두었지만, 한번도 펴보지 않은채, 그 책을 보는 것만해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아 다른 책 사이에 묻어두기까지 했다. (이럴 일이야..? 싶지만... 실제 이야기다.)


그러는 동안 내 정신적인 에너지는 다 고갈되었다. 아마 그래서 그 좋아하던 수영 수업도 못 갈만큼 진이 다 빠졌던 것 같다. 뭘 안했는데도 자꾸 숨이 차는 느낌이었다. (그러니 실제 수영할 땐 얼마나 숨이 찼을까) 이토록 깊게 고민하는 내가 싫으면서도 나한텐 또 너무 중요한 문제이기도 했다.


그러다 오늘 결론을 냈다.

답은, 둘 다 중요하다는 걸로 말이다.


내가 두 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못한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안정성'을 택하면, 나다움을 잃어버릴 것 같았고, (나다움이라는 키워드는 나에게 너무 중요하다)

'도전'을 택하면, 생계가 불안할 것 같았다 (안그래도 난 불안도가 높은 사람인데 말이다)


1) '안정성'에만 올인하지 못한 이유

과거에 회사를 다닐 때, 회사를 다니는 게 참 지겨웠다.

내 시간을 갉아먹는 이 회사가 싫었다.

퇴근시간만을 기다렸지만, 퇴근 후에도 난 뭘 해야 할지를 몰랐다.


이와 같은 과거 경험이 있기에, 난 '안정성'을 택하는게 참 힘들었다.

같은 경험이 반복될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하나 깨달은 건 경제적인 안정성 없이는

창조적인 에너지도 솟기가 힘들다는 거다.

물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이런 타입의 사람인 듯 하다.

나는 경제적인 안정성이 있어야 창조적인 에너지도 솟는 사람이다.


2) '도전'에만 올인하지 못한 이유

지난 2월부터 내가 해보고 싶은 걸 이것 저것 시도해보고 있지만, 여러가지 벽이 많다.

일단 내면적인 벽으로는 '완벽주의 성향' 때문인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준비를 150%를 한다. 그래놓고 정작 사람들에게 내보였을 때 반응이 없으면 풀이 죽는다.

이미 준비하는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썼기 때문에 이걸 유지할 에너지가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나는 여기에 올인을 했기 때문에 여기에서 수익화가 빨리 나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돈이 된다고 소위 말하는 것들에 유혹당하기 쉽고 이 또한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나의 과거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나라는 성향의 사람에겐 둘다 필요하다.

상호 보완적으로 말이다.

둘 중 하나만 멋지게 선택해서 달려가는 사람들을 보면 멋지다. 그들의 추진력과 용기.

하지만 나라는 타입의 사람은 그게 안된다. 그걸 받아들인다. 나쁜게 아니다.

그래서, 일단은 그 '시험'을 준비하려고 한다.

그래서 안정성을 확보한 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일도 같이 병행하려고 한다.


추가적으로 성찰한 것 중 하나는 나는 커리어만을 위해서 달려나가는 사람은 아닌 듯 하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 내가 하고 싶은 일, 사색, 책읽기 이런 시간들을 다 희생하고 커리어만을 위한 삶을 살진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상황에서는 이 선택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는 결론이다.


안정성과 도전

양 극단의 두 지점 사이 어디엔가 서 있는 선택.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결정이다.


오늘의 칭찬일기.


1. 나는 귀가 얇다. 그래서 남들에게 내 고민도 잘 말을 못한다. 조언이라고 하는 말에도 휩쓸릴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곱씹고 또 곱씹어서 진이 빠질 때까지 고민을 하고 난 뒤에 스스로 이거야. 하고 결론을 내리는 편이다. 이게 좋은 건지 안 좋은건지는 모르겠다. 이 세상에는 답이 없는 문제가 너무 많다. 시간대비 효율이 좋지 않다. 좀 빨리 답을 냈으면 좋으련만. 아쉽긴 하지만 확실한건 이 시간들이 확실히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생각이다. 오늘도 머리 싸매고 고민한다고 고생많았다. 나자신!

2. 10월 초부터 나를 괴롭히던 고민이 오늘에서야 정리된 듯 하다. 나란 사람은 스스로 납득이 안되면 움직이질 못하는 성격인가보다. 그만큼 잘 살아내고 싶어서다. 챗 지피티에 나라는 사람에 대해 물어보면 자꾸 '완벽주의적 성향'이 있다고 나오는데 이걸 믿어도 될지 모르겠다. 근데 누가 본인 인생을 대충 살고 싶겠는가.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고 싶은거. 이거 나쁜 거 아니다. 괜찮아!

3. ' 나 다움'을 지켜낸다는 건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모든 인간은 각자 이 세상에 고유한 한 사람의 모습으로 태어났다. 그게 너무 소중하다. 시험을 준비하기로 했지만, 나답게 살기로 결심한 것에는 변함이 없다. 서로 다른 선택이 아니라, 현실을 알기에 더 나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경제적인 발판을 준비하는 거니까 말이다. 이정도로 결론이 났으면 이젠 행동할 때다. 사기업이 아니니까, 퇴근후에도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을 하며.. 어떤 상황이든, 나라는 사람은 나다움을 지켜내는 삶을 살거야.



두서 없이 써진 글 같은데,

일단 써 내리니까 속이 후련하다.


먼 훗날 이 글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그럼 이제 책 더미에 가려진 시험준비책을 꺼내야겠다.


그러고 오늘 마지막 일정으로 옷을 따뜻하게 입고 밤산책을 다녀와야겠다.


오늘도 고생 많았다!

내일은 수영 꼭 다녀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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