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여탕 사우나에 가면 숨이 턱턱 막히는 곳에서 벌거벗고 앉은 아줌마들끼리 경쟁이라도 하듯 수다를 떱니다.
언젠가 한 번은 어떤 할머니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사우나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그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습니다. 그날의 후유증으로 며칠 동안 두통에 시달렸지만 그 할머니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들려주던 옛날이야기만큼 재미있었습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더 흥미진진했습니다.만약 그 할머니가 작가가 됐다면 어쩌면 베스트셀러를 썼을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면 왜 그렇게 수다스러워지는지 아세요? 당연히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겠죠. 보고 들은 것이 축적돼서 머릿속에 떠돌아다니는데 그 이야기를 입 밖으로 뱉어 내지 못하면 병이 날지도 모릅니다. 말할 상대가 없으면 급기야 혼잣말을 하는 지경이 됩니다. 일종의 신병 같은 게 아닐까요.
그런 사람의 머릿속에는 무수하게 많은 드라마가 떠돌아다닙니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머릿속 이야기를 꺼내 써야 합니다. 그래야 이상한 사람이라는 소리 듣지 않고 멀쩡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수십 년간 보고 듣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기록해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더군요. 쓰지 않고는 못 배기는 시점이 오더군요. 쓰고 싶어 미칠 지경에 이르러서야 무작정 쓰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재미를 더해서 각색했더니 스토리가 됐습니다..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는 어쩌면 동네 사우나에서 소비됐을 이야기였는데 책이 됐습니다. 그렇게 저는 나이 50에 초보 작가가 됐습니다. 좀 더 일찍, 더 많은 것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그래서 <잊기 전에 기록하고 더 늦기 전에 쓰기>라는 주제로 경험을 나누는 북 토크를 합니다. 더 나이 들어서 후회하지 말고 지금 당장 쓰고 싶은 분들을 초대합니다. 반 발자국 앞서서 쓰기 시작한 사람의 경험을 듣고 싶으시면 제 북 토크에 오세요.
제가 대단한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쑥스럽지만, 제 얘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나.
2. 남의 사연이 어떻게 나의 글감이 되었나. (무수히 많은 이야기가 담긴 20년짜리 파일의 비밀)
시간이 충분하면 『이민 가면 행복하냐고 묻는 당신에게』책 속에 소개된 인물들의 뒷이야기도 살짝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책을 읽고 오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어떤 분이 참석하면 좋을까요.
저는 서정도 좋아 하지만 서사를 더 좋아합니다. 그래서 서정적인 에세이보다 재미있는 스토리를 쓰고 싶습니다. 다른 능력 있는 많은 작가들처럼 직장 다니면서 글을 쓸 만큼 집중력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이번 북 토크에는 저처럼 스토리 만들기에 관심 있는 분, 전업 작가가 되고 싶은 분들이 많이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북 토크 신청은 아래 링크에서 하시면 됩니다.
부디 이번 북 토크에서는 이민 상담을 하겠다는 분은 없길 바랍니다. (내 브런치를 보고 이민 상담 연락이 종종 옵니다만, 지금은 그때가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