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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찾기 Mar 03. 2023

뮤지컬을 하루 앞둔 막내에게

응원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사랑하는 막내에게


미국 보스턴은 한국보다 14시간이 늦으니 3월 1일 밤 이겠구나. 아마도 맹연습 중이겠지.

3월 2일 뮤지컬 첫 타임에 오를 때 얼마나 긴장되고 떨릴까. 한편으로 설레고 흥분되겠다. 그런 설렘과 흥분을 컨트롤하고 즐길 수 있기에 스스로 오디션장을 찾아서 두 차례에 거친 오디션을 본 거겠고.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연극 ‘토끼전’에 왕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엄마의 의지로 오디션을 통해 참여한 게 아니라 선생님들이 주도해서 출연자를 정했고 무대에 섰었어.

지금은 아마 그런 대회는 없어졌을 거 같은데, 엄마가 국민학교(그때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어) 때는 매년, 지역 각 국민학교가 참여하는 대회가 있었어. 꽤 큰 규모의 행사로 연극, 춤, 합창, 독창, 중창 등등을 겨뤘던 거 같아. 기억력이 나쁜 엄마는 그 행사를 뭐라고 일컬었는지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 여하튼 엄마는 합창도 했었고 연극에 참여도 했었어.


돌이켜 생각해 보면 학창 시절 기억나는 것은 그런 거더라. 물론 죽어라 공부했던 친구들은 죽을 듯이 공부한 게 기억 날 수 있겠지만 엄마는 긴 시간 친구들과 함께, 무언가에 집중하고 연습하고 무대에 섰던 순간들이 뇌리에 깊이 남아있어.

중학교 때는 3년 내내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합창연습을 했었전국대회에도 나갔으며, 중학교 3학년 늦가을 무렵에는 그 지역 극장에서 이틀에 걸쳐 발표회를 했었단다. 그때의 기억과 추억이 지금도 아름답다. 그때 배운 요들은 아직도 부를 수 있고, 그때 불렀던 팝송과 그레고리안 성가, 가곡이 아직도 기억이 나.


코로나로 1학년 가을학기 캠퍼스 생활을 못하고 1학년 중간에 복학해서 낯설까 봐, 네가 적응하기 힘들까 봐 걱정했단다. 우리 막내가 사교적이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쉽게 냉큼 사람과 친해지는  타입은 아닌 걸 엄마는 알기에 내심 염려되더라.


고등학교와는 달리 대학교는 스스로 판단하고 개척해야 하는 게 많아서, 때론 망망대해에 혼자 떠 있는 듯했던 기억이 있거든. 엄마는.

뮤지컬을 연습하며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아는 동료들이 확장되었다는 너의 소식이 그래서 반가웠어.


대학에서는, 더구나 하버드 대학이니, 좋은 교수님도 많고 얼마나 배울 것도 많겠냐마는, 다양한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 해 보는 것이 대학에서 누릴 수 있는 중요한 경험인 거 같아.

목표를 두고 연대하는 경험, 안 해 봤던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경험들을 대학생활동안 많이 해보길 바라.


네 번의 공연 중 금요일 공연은 촬영하여 볼 수 있다니 기대된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뮤지컬 속 노래들을 들어봤는데, 노래가 다 신나고 좋더라.

방금 카톡 온 네 문자에 , 전회 전석 마감, 한 회 공연이 추가까지 되었다니 연기자들도 더욱 신이 나겠다!


무대 위의 긴장감에 압도되어 무대 서는 걸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은데, 우리 막내는 그 긴장감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니 얼마나 좋으냐. 그런 긴장과 설렘을 즐기고 도전하는 막내가 멋지다.


뮤지컬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학업에 바쁘겠구나. 그동안 과제와 뮤지컬 연습을 병행하느라 애썼네. 건강에 유의하고 봄날의 캠퍼스를 즐기기 바란다.


네가 출연하는 영상이 올라오기 만을 기다려야겠다. 옆에서 함께 보아주고 응원하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 사랑하고 응원해


                               2023.3.2


                       - 사랑을 가득 담아 엄마가

모든 공연 기립박수 받고 잘 끝냈다는 소식과 함께 보내 준 사진
인사하고 있는 막내. 행복한 시간이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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