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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찾기 Mar 04. 2023

아니,,하버드대를 어떻게 가요?

오늘 성당에서 오래간만에 혼배미사가 있었다.

예전엔 우리 본당에서 혼배가 자주 있었는데, 인근에 새로 지어진 예쁜 성당에 밀려 몇 년째 뜸했다.

오늘 나는 성가단원으로 참석했다.


혼배미사를 다 마친 후,

계단을 내려가다 이번에 새로 오신 수녀님과 마주쳤다.

아들이 하버드대 다닌다면서요?
아,, 네,.
아니, 어떻게 하버드대를 가요?
아,, 예,, 운이 좋았죠,,
하느님 은총이지요, 하하,


얼마 전엔 어떤 분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묻는다.

아니,. 어떻게 세 아이를
다 다르게,,
의대, 미대, 하버드대를 보낼 수 있어요?


이런 질문들에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인사로 하신 말씀인 줄은 아는데,

주로, 운이 좋았어요. 여러모로 감사하지요. 이렇게 대답한다. 사실이기도 하다.


막 욕심을 부려서 어디를 꼭! 보내야지 한 적이 없다.

아이 기질과 적성이 뭐에 맞나, 어떤 분야가 맞을까, 고민하고 살펴본 적은 있지만,

아이를 반드시 의대에 보내야지, 미대에 보내야지,

하버드대에 보내야지 한 적이 없다.

정말 욕심부리지 않았다.


친구들과 대화 중에 내가 이렇게 얘기하니까

친구는 그랬었다.

어디서 누가 물었을 때
욕심부린 적 없다느니
그런 얘기하지 마,
재수 없다 소리 들어,,

그럼 뭐라 해야 되나..


나는 시골 출신이고, 해외는 커녕

오래도록 이 지역을 떠나 살아본 적도 없고,

다양한 인생경험을 해 본 적도 없고,

교육 수준이 엄청 높은 것도 아니고,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나도 가끔 신기하다.

의대, 미대야 그렇다 치고 내 아들이 하버드대 들어갈 줄 누가 알았나.

하버드대학 한 학년 학부생이 1950여 명 정도이고,

전 세계에서 선발하는 인원의  인종별, 지역별 ratio 가 있어,

한국에서는 일 년에 보통 3-5 명 간다는데,

내 막내를 거기를 보내려고 내가 무슨 노력을 따로 할 수 있었겠는가?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 거에 집중하고,

그래 한번 해 보자 하던 게 여기까지 흘러왔을 뿐이다. 그리고 아직 그 여정 중에 있다.


어제부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으니,

이리도 평범한 내가,

어쩌다 보니, 어찌어찌하여, 애들을 다양한 분야로 진학시킬 수 있는 건지

차분차분 써 보자


아,

오늘 결혼한 새 신랑, 신부의 앞날을 축복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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