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행복찾기 Mar 07. 2023

책, 활자와 친해지기

(유아기, 초등 시절)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옆 테이블 일행의 아기가 어쩜, 꼼짝을 않고 앉아 있다. 부모가 너무도 편안하게 식사를 한다. 와~ 나 육아때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아이가 있는데 저렇게 우아하게 식사가 가능하다니,,


애기가 어찌 저리 얌전한 가 슬쩍 봤더니 핸드폰 영상을 본다. 그러더니 자연스럽게 검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휙 넘긴다.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요즘은 진짜 나 때랑 다르구나. 맘속에 연달아 ‘라테는~’ 이 절로 나왔다.

우리 아이들이 꼬마일 땐 지금 같은 최첨단 핸드폰은 없었는데, 지금 엄마들은 아이들 핸드폰 사용관리를 어떻게 하나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만약 내 아들들이 결혼하고, 손주들이 생겨, 주말 같은 때 잠깐잠깐 봐달라 하면, 핸드폰사용은 어떻게 허용해 줘야 하나. 물론, 아들 며느리의 육아지침에 따라 주면 되겠지만, 나는 유아나 어린이의 핸드폰 사용에 대한 판단이 아직 안선다. 


요즘 아이들은 각종 디지털 기기와 아기 때부터 친숙하고, 제 몸의 일부처럼 다룬다. 이런 세상에 무조건 핸드폰 사용을 금할 수는 없을 테고, 어느 시점부터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하는지, 아이 육아&교육 을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


핸드폰에 재밌는 게 가득하고, 정보가 넘치고, 내가 좋아하는 걸 귀신같이 띄워주니, 핸드폰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책을 확실히 덜 읽는 거 같다. 내 아들들도 마찬가지다. 어릴 때는 밥 먹을 때도 책에서 눈을 못 떼고, 밥이 눈에 들어가는지, 코에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책에 흠뻑 빠졌었는데, 옛날 얘기가 되었다.


그래도 아이들이 어릴 때는 부모가 책을 많이 읽어주라고 권하고 싶다. 부모의 목소리로 읽어주는 것은 아이들 정서적으로도 좋고 교육적으로도 좋은 거 같다.


나는 아이들이 글을 다 읽을 수 있는 시기여도 읽어줬는데, 한 8살까지는 읽어줬던 것 같다. 엄청 읽어줬다. 내가 스스로 칭찬하는 것 중 하나다.

  

아이들 아기 때부터 책을, 집 여기저기에 놨었다. 책으로 쌓기 놀이도 하고 집도 만들고 책과 장난감처럼 친해지게 하려고 했다.


조금 커서는 아이들이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책을 아이들 눈이 갈 만한 곳에 슬쩍 배치해 놨었다. 자연스러운 듯 계획적으로.

분리형 작은책상(사진을 우연히 찾았다).큰애와 막내.형이 나름 공부하는데 덩달아 옆에 앉아있는 막내

앉아서 책을 읽든, 그림을 그리든, 낙서를 하든 하라고 다양한 사이즈의 책상 여러 개를 거실에도 몇 개, 방방마다, 집구석구석에 놨다. 유치원에서 쓰는 작은 책상 걸상 파는 곳을 알아봐서 구입했었다.


우리 아이들은 낙서하는 걸 무척 좋아했다.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서로의 몸, 본인 몸에도 낙서를 했다. 한 번은 유성매직으로 얼굴에 까지 그림을 그려서, 한동안 지워지지 않은 채로 다니기도 했다. 참 심란 꼬마들이었다. 벽에도 자꾸 낙서를 하길래, 벽에 커다란 흰 전지를 사다가 붙여 줬었다. 맘껏 낙서하라고. 인테리어고 뭐고 없었다.


집이 상당히 어수선했다. 나름 정리하려고는 해도 순식간에 어지러워졌다.

육아책에는 놀고 난 뒤 정리하는 법을 가르치라고 하는데, 책 대로 유도해도 잘 적용되지 않았다. 책처럼 잘 안돼서 낙담하는 때가 많았다. 그래도 아이들이 초등학생쯤 되니 좀 나았다.


초등학교 때에는 어린이용 과학잡지라던가 수학잡지등도 정기구독했었다. 학습만화가 섞여 있어 아이들이 재미있어했다. 정기적으로 잡지를 읽으니 상식도 풍부해졌다.

그때 책을 많이 읽어주고, 스스로 책을 읽고, 잡지를 구독하면서 아이들은, 본인들이 제법 똑똑하다는 자신감이 드는 것 같았다.



작가의 이전글 엄마, 나는 물고기가 부러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