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치는 문턱값(threshhold value)이라고도 하는데, 감각세포에 흥분을 일으킬 수 있는 최소 자극의 크기를 말합니다. 약한 자극에도 흥분하면 역치가 낮은 것이고, 강한 자극을 주어야만 흥분하면 역치가 높은 것입니다. 소리를 예로 들면, 윗집에서 작은 소음만 나도 짜증이 나는 사람은 소리에 대한 역치가 낮은 것이고 기찻길 옆에 살아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은 소리에 대한 역치가 높은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역치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 즉 자신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자극이 다른 사람에게는 매우 견디기 힘든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만 있어도 세상은 좀 더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자신과 역치가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곤혹스러운 상황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잘 씻지를 않아 불편을 느낀다면 이렇게 말을 꺼내봅시다.
"자기는 더러움이라는 자극에 대한 역치가 매우 높구나. 난 좀 낮은 편이거든."
"너란 인간은 왜 그렇게 씻는 걸 싫어하니"라는 말보다 훨씬 부드럽게 대화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P.S역치는 훈련을 통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같은 크기의 자극을 지속적으로 받으면 역치가 올라가 더 큰 자극을 주기 전에는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를 감각의 순응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일상생활을 할 때 속옷을 다른 것으로 갈아입으면 그 즉시는 촉각을 느끼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옷이 피부에 닿고 있다는 느낌이 없어지는 경험과 같은 것입니다. 역치는 운동에도 적용됩니다. 운동을 할 때 역치 이상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설렁설렁 아무리 오래 해봐야 역치 이하면 건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