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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간 Aug 16. 2022

중심을 찾지 못하면 쓰러진다. 옆사람도 같이 넘어진다.

여기 의자가 있습니다.

하나의 다리로만 서 있게 할 수 있을까요?

가능합니다. 

유튜브에서 균형 잡기 달인들의 영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ywEALf0xIo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2015년 작, 영화 <해피아워>에는 '중심 잡기' 워크숍 장면이 나옵니다. 

워크숍 강사는 참가자들에게 '한 다리로 의자 균형잡기' 시범을 보여주고 시도해보라고 합니다. 

다들 실패하죠. 강사는 요령을 알려줍니다. 


'모든 물체에는 무게가 어느 쪽으로도 쏠리지 않는 지점이 존재한다. 

그 지점을 찾으면 손에 느껴지는 힘이 제로0가 된다. 

그때 손을 놓으면 물체는 홀로 선다. 

바로 그곳이 중심이다.'


이후 워크숍은 

'서로 등을 맞댄 채 일어서기' 

'상대와 내 몸의 중심선을 연결한 채 움직이기' 

'다른 사람 뱃속에서 나는 소리 들어보기' 

'이마를 맞대고 이미지 송수신하기' 등의 활동으로 이어집니다. 


● 중심을 찾으면 균형을 잡을 수 있다. 중심을 찾지 못하면 쓰러진다. 

● 함께 일어서려면 솔직해져야 한다. 편안함과 불편함에 대해 의사소통하지 않으면 함께 일어서지 못한다. 

● (나와 상대방의) 중심을 주의 깊게 보고 듣고 느낌으로써 소통할 수 있다. (말이 아닌) 관찰을 통해 더 깊은 교감이 가능하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일과 가정 문제로 쓰러지고, 

의사소통 문제로 부딪히고, 오해가 쌓여 관계가 무너집니다. 

믿고 의지했던 가족과 친구가 고통스러운 존재가 됩니다. 

힘들지만 그 과정을 통해 솔직해지고 중심을 찾게 됩니다. 

균형을 찾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일탈을 통해 

자신과 배우자, 친구, 자녀에 대해 이해하게 됩니다. 

더 성숙하고 자유로워집니다.


균형을 잡는다는 것은 때로 위태롭게 느껴집니다. 

불안합니다. 

하지만 서 있는 것은 모두 불안합니다. 

안정을 추구하면서 가만히 쓰러져 있어도 되긴 합니다. 

편할 겁니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자기 발로 경험하지 못하니 남이 해주는 말로 세상을 이해합니다. 

자기 판단이 없고 '누가 뭐라더라, 누구는 어떻다더라'는 말만 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일단 중심을 찾고 일어서면 

그리 어렵지 않게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물론 외부에서 충격이 오면 균형을 잃고 넘어질 수도 있죠. 

하지만 중심을 찾았으니 곧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중심을 찾은 사람들이라면 서로 힘을 합쳐 일어설 수도 있습니다. 


중심을 찾지 못한 사람은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라 해도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도 그렇습니다. 

균형을 잃은 사람은 스스로 일어서지 못하고 등을 맞대고 있는 사람도 쓰러지게 만듭니다. 


먼저 해야 할 것은 자기중심을 찾는 것입니다. 

중심을 찾으려면 스스로를 관찰하고 알아차려야 합니다. 


P.S

영화 <해피아워>를 추천합니다. 

<드라이브 마이카>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작품입니다. 

5시간 18분이라는 어마어마하게 긴 러닝타임이 부담스럽긴 한데 

'드라마 몰아보기'라고 생각하면 볼만합니다.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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