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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낙서인간 Mar 19. 2020

행복이란 무엇인가 1

마흔여섯 번째 그림과 생각

하이랜드 Highland, Scotland

"왜 살아?"

"행복하고 싶어서." 


"어떻게 살고 싶어?" 

"행복하게." 


"죽고 싶어? 왜?"

"불행해서."


이렇게 중요한 게 행복인데, 학교에서는 행복에 대해서 잘 알려주지 않는다.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배우지만,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대학에도 '행복학'은 없다. 부모님이나 목사님이나 스님이 말해주는 행복에 이르는 길은 피상적이다. 사실 행복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볼 기회도 많지 않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물리적인 상태인가? 느낌이나 감정인가? 만족? 성취? 안정? 평화? 자유? 깨달음? 이런 모든 것이 충족된 상태? 아니면 정의하기 어려운 주관적이고 모호한 개념일까?


역사학자이자 시인인 제니퍼 마이클 헥트의 행복론을 들어보자. 


행복은 세 종류로 확연히 구분되며, 서로 관련이 없지는 않지만 대체로 조화를 이루지는 못한다. 


좋은 하루 A good day 좋은 하루는 많은 사소한 즐거움과 반복되고 잊히고 약간의 보상이 따르는 노력이 있으면 가능하다. 

도취감(극도의 희열) Euphoria 도취감은 강렬하기 때문에 기억 속에서 강한 느낌으로 지속된다. 그래서 대체로 약간 위험하고 유혹당하기 쉽다. 

행복한 인생 A happy life 행복한 인생에는 어려운 일들(학습, 노력, 양육, 부양, 타협, 애도, 출산)이 많이 따르며, 때로는 '좋은 하루'나 '도취감'을 위해 진지하게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세 종류의 행복은 매우 다를 뿐 아니라 종종 서로 대치된다. 대개 도취감에 빠지는 경험은 고통스럽거나 난감하다. 좋은 하루가 계속된다고 해서 행복한 인생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순한 유희에 불과한 경우가 더 많다. 행복한 인생을 준비하는 일은 수고스럽고 재미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세 종류의 행복이 동시에 일어나는 일은 드물다는 사실을 상기하지 않으면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한 종류의 행복에만 주목해서 대체로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종류의 행복에 관심을 기울여 봐야 한다. 


오늘날 전문가들의 조언은 장수나 생산성에 지나치게 집착해 행복한 인생이라는 행복에 매몰돼 있다. 이런 조언을 거부하면 다른 종류의 행복에 눈뜨게 된다. 의지력 부족으로 보이는 많은 것들이 다른 관점에서 보면 다른 종류의 행복에 적합한 긍정적인 선택이 된다. 나쁜 행동을 부추기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행복은 규범을 이유로 언저리에 밀쳐 둘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주제이다. 


우리 모두는 좋은 하루라는 행복과 행복한 인생이라는 행복, 이따금은 도취감 사이를 오가며 그 균형을 깨뜨린다. 그 순간 각 행복의 상대적 가치는 그 순간의 당사자만이 안다. 당신이 우주나 원자를 자세히 관찰하려 한다면 적절한 장비를 구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 과학자가 되려 한다면 실험 대상은 이미 준비되어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이다. 당신은 실제로 실험을 해야 한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실험이라 할 수 없다. 


핵트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5가지 요소에 대한 각종 실험 결과를 소개하고 그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의미를 고찰한다. 그 다섯 가지는 지혜, 약물, 돈, 몸, 축제이다. 어떤 요소는 사회 통념보다 훨씬 중요하고 어떤 요소는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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