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착취 사건을 보면서
지금으로부터 이백 년 전, 영국의 공장지대에 있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예닐곱 살 먹은 소년은 아침 다섯시면 일어나 공장으로 달려가서 해질녘까지 일주일에 꼬박 엿새를 철커덕거리는 직조기 앞에 붙어 있어야 할 확률이 높았다. 그런 아이는 사춘기로 접어들기도 전에 과로로 사망하는 일이 많았다. 비슷한 시기에 프랑스의 견직공장 지대에서 살던 열두 살바기 소녀는 온종일 커다란 물통을 앞에 두고 실을 엉기게 하는 끈적끈적한 물질을 녹이기 위하여 뜨거운 물에다 누에고치를 담는 중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꼭두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물에 흥건히 젖은 옷을 입고 지내다 보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기 일쑤였고, 손가락 끝을 하도 뜨거운 물에 넣었다 뺐다 하는 바람에 나중에는 감각을 잃어버리기 십상이었다. 그 시각에 귀족 자녀는 무도회에서 사교춤을 배우고 외국어를 공부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산업혁명의 폭압성이 극에 달하여 노동자들이 일주일에 여든 시간을 광산이나 공장에서 노예처럼 죽도록 일해야 했던 시대에도, 어떤 노동자들은 동료들처럼 선술집으로 몰려가지 않고 금싸라기 같은 휴식 시간을 문학 작품을 읽거나 정치 활동을 하는 데 썼다.
-P.E. 톰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