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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침대에 누워 하얀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물론 '바라보았다'는 표현에는 어폐가 있었다. 정확히는 그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단지 시선을 두었을 뿐, 노을은 그 어떤 적극적인 행위도 하고 있지 않았다.
“유노을, 밥 먹어.”
“.......”
“노을아, 언제까지 이럴 거니.”
질책의 기색이 어려 있지만 그것이 걱정스러운 마음에서 왔다는 사실을 노을은 잘 알았다. 식음을 전폐하고 직장에도 가지 않고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있는 조카를 보면 누구라도 초조해 지리라. 그러나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정도로 노을에게는 여유가 있지 않았다. 언제나와 같이 이모가 포기하고 방문을 닫고 나가주길 기다리던 참이었다. 초인종이 울린 것은 그 때였다.
“......이모 내려갔다 올게.”
계단을 내려가는 발소리는 무거웠다. 현관문이 열리고, 작은 말소리가 들렸으나 내용을 알아들을 정도로 선명하지는 않았다. 조금 빠른 걸음이 다시 자신의 방을 향하는 것을 들으며, 노을은 어떤 말로 점심식사를 거절해야 할까를 생각했다. 그러나 들려온 것은 전혀 의외의 이름이었다.
“장이슬 대원이 보냈다는데? 얼마 전에 순직한 우주비행사 아니야? 아는 사람이었니?”
노을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현관문에는 익숙한 제복을 입은 낯선 얼굴이 단단해 보이는 상자를 들고 있었다.
“누가 보냈다고요?”
“유노을 님이십니까.”
“누가 보냈냐고요.”
그 말의 어디에서 긍정의 답을 얻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제복을 입은 남자는 그대로 한 발짝 앞으로 다가와 경례를 했다. 그리고 노을의 품으로 손 안의 상자를 안겨 주었다. 노을의 시선이 얼결에 받아든 상자를 내려다본다.
“장이슬 대원의 유품입니다.”
“이걸 왜…….”
“수령인이 유노을 님으로 되어 있습니다.”
노을은 멍한 시선을 올려 제복 차림의 남자를 마주보았다. 그가 고개를 숙이더니 모자를 벗고 뒤로 물러났다.
“뭐가 들어있던가요.”
“저도 모릅니다.”
“.......”
“모든 대원은 우주를 항해하기 전에 각자의 물건을 정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내용물은 저희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생각보다 이슬은 죽음에 훨씬 가까이 있었다는 걸 노을은 그제야 깨닫는다. 목이 콱 메어왔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이건 반칙이다. 나는 준비를 할 기회가 없었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노을은 한참을 그 자리에 못박힌 듯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