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노을이 너는 연애 안 해?”
“컥.”
질문을 받은 것은 저인데 되레 사레가 들린 이슬을 흘겨 보던 노을이 손을 올려 얇은 등을 툭툭 내리쳤다. 어깨를 들썩이며 기침을 하던 이슬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러나 왜인지 질문을 던진 장본인, 이슬의 직속 선배는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 그녀의 말간 눈은 노을의 얼굴에 고정되어 있었다.
“음, 무슨 의도의 질문입니까?”
“궁금증 해소?”
“그게 왜 궁금하신데요.”
“대답 듣기가 너무 어렵네.”
투덜거리는 그녀를 두고 노을은 제 앞에 놓인 아메리카노를 들어 여전히 잔기침 중인 이슬에게 내밀었다. 아닌 듯 보여도 성실함이 강점인 노을은 인간관계나 상호작용에 있어서도 그러했다.
“기회가 없어서죠.”
착실한 대답에 뚱하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빙긋 웃은 선배가 되물었다.
“기회를 안 잡는 거 아니고?”
“예?”
“언니!”
갑작스레 난입한 이슬에 노을이 두 눈을 크게 끔벅였다. 그러나 선배는 무엇이 그리도 즐거운지 이슬과 노을을 번갈아 보며 싱글벙글이었다.
“인연은 가까이에 있다는 얘기도 있고 말야.”
“그런 얘기가 있어요?”
“등잔 밑이 어둡다거나.”
“뉘앙스가 좀 다른데요.”
한 마디도 지지 않는 노을을 보면서 이슬의 선배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우주에 나가면 그런 생각이 들거든 노을아. 우리는 찰나를 살아가는 티끌같은 존재니까,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야. 마음을 전할 수 있을 때 전하고,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함께 하고.”
“.......”
“후회만큼 억울한 게 없으니까.”
무엇을 얘기하려는지 알겠다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노을은 침묵을 택했다. 후회는 억울함의 대상이 아니라 사치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이 말의 의미를 네가 영영 깨달을 일이 없으면 좋겠다.”
어쩐지 쓸쓸한 얼굴로 상대는 얘기했다. 그녀의 시선이 힐끔 이슬에게 머문다. 그 순간 이슬은 아득한 우주를 보고 있었다. 그 안에 살아가는 노을과, 티끌같은 대상에 품은 태산같은 마음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