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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은 둥근 것을 좋아했다. 정확히는 이슬이 좋아하는 것들은 대개 둥글었다. 둥근 별의 궤적, 둥근 지구, 둥근 물방울, 그 외 동그란 많은 것들. 그러니 둥근 춤도 좋아할 거라고, 노을은 지레 짐작했다.
왈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기 시작한 것이 딱히 춤에 관심이 있어서는 아니었다. 이슬을 생각나지 않게 하는 무언가를 하고 싶었고, 때마침 교육채널에서 다큐멘터리가 방영되고 있었다. 살면서 한 번도 관심을 둔 적 없던 대상이었으니 이슬과의 연결고리도 없으리라 생각했건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슬을 떠올리고 말았으니 실패였다.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시작되었으며, 4분의 3박자의 리듬과 회전하는 움직임을 특징으로 하는 춤곡 및 그 춤. 멍하니 스크린을 바라보던 노을은 언젠가 보았던 이슬의 비디오를 떠올렸다.
그는 이슬이 우주에서 유영하고 있는 때의 영상으로, 마치 다큐멘터리 속의 춤을 추듯 움직이던 기억이 있었다. 이슬은 즐거워 보였다. 자유로워 보였다. 헬멧 너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크게 웃고 있으리라고 노을은 확신했다. 그래서 이 결말은 너무도 잔인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CB-4758, 탐사 10일 째, 우주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이슬은 누구보다 우주를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