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7-3

by Julia P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대.”


노을의 시선이 천천히 이슬에게로 옮겨갔다. 대단히 낯부끄러운 말을 했다는 표정이리라는 예상과 달리 이슬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표정이었다. 그렇다고 순순히 맞장구를 칠 노을이 아니었다.


“시대착오적이네.”

“이런 거에 시대가 관련 있어?”

“옛말인 건 알아.”

“옛말이 다 맞다는 말도 있어.”

“그것도 마찬가지.”


그제야 이슬이 노을을 향해 눈을 흘긴다. 장난스러운 생기를 되찾은 얼굴에 노을은 다시 시선을 눈앞의 바다로 돌렸다.


“그래서, 너도 그랬어?”

“어?”

“갑자기 첫사랑 얘기를 해서.”


그 말에 커다란 눈을 끔벅이던 이슬이 푸핫 하고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애인 숨겨놨냐는 질문이야?”

“만났으면 이루어진 거라는 입장이라.”

“안 이루어졌어. ……아마도.”


이 엉망인 시제(時制)의 대답은 대체 뭐란 말인가. 노을의 얼굴이 의아함에 찌푸려지자 이슬이 기쁜 얼굴로 웃었다. 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슬이 후련해 보인다고 노을은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으로 노을은 그 순간의 이슬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무슨 생각해?”

“……사랑하는 사람은 예뻐진다고 하더라.”

“너야말로 그게 언제 적 말이야?”


솔직하게 전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전해졌는지는 묻지 않았지만, 노을은 어째서인지 이슬이 제 마음을 알아챘다고 생각했다. 슬쩍 돌아본 둥근 볼은 발갛게 달아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