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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strip Aug 21. 2019

[Việt Nam] Hội An

6. 베트남 호이안

다낭 -> 호이안(버스 45분)

 1. Hoi an - 버스 대첩

 오케이, 다낭에서 다 놀았다. 먹고 싶은 것도 먹고 편한 침대에서 쉬기도 했으니까 다시 갈길 가야지.

 

1년 전, 휴양객으로 온 호이안

 다낭 시내에 버스정류장을 가만히 잘 들여다보면 호이안으로 가는 정류장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보통 20분에 한 대씩 오고 가격은 17,000동(850원)인데....   버스에 타기 전 우린 이미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외국인이라고 돈 더 주고 그런 거 없다. 알겠지?"

근처에 계시던 아날로그 폰 사용자 아주머니가 호이안 버스는 반대쪽에서 타야 한다며 도와주신 덕에 너무 늦지 않게 버스에 올를 수 있었다.

 타자마자 역시나 '외국인은 50,000동(2500원)'이라며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는 버스기사님에게 너털웃음을 선사하며 미리 준비해둔 2만 동을 주고 유유히 맨 뒷자리에 탔다.  

"Chinese?? Ni Hao?!"... 중국인으로 오해를 한 것 같은데 그냥 맞다고 해버렸다. 나라망신을 안 시키는 방법 중엔 문제를 안 일으키는 방법도 있지만, 국적 자체를 바꿔버리면 된다.


버스를 타고 45분 정도 후, 호이안을 종점으로 버스가 정차한다. 살짝 찾아본 게스트하우스는 걸어서 30분 거리, 더위가 한창이다. 목표는 '맥주',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샤워를 한 뒤 구 시가지(Old town 또는 Ancient town)에 갈 때까지 액체는 한 방울도 마시지 않겠다.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목마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호이안에서 킴봉(KIM BONG)을 연결하는 다리와 호이안 구시가지

 이 동네는 참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라 많은 여행객들이 있어 물가가 생각보다 비싼 편이다.(베트남 현지 기준) 동네도 작아서 여기저기 둘러봐도 하루면 충분히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물론 우리는 5일 정도 머물렀지만....

맥주처럼 상한 기분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빌려 7분 정도 페달을 밟아 '오랜만에' 호이안 구 시가지 입구에 다다른 뒤 바로 투본강(Tu bon) 근처 식당에 들어갔다.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기다렸던 프레시 비어를 한 잔 받고 한 모금 크게 넘겼다..... 이런... 상한 맥주야...

저온에서 보관하지 않아 상해버린 맥주. 아쉽지만 음식은 주문하지 않고 그냥 나와버렸다. 한 시간 넘게 기다린 건데...ㅜㅠ

+보통 맥주는 상한다고 생각하기 쉽지 않아 그냥 '이상한 맥주'쯤으로 생각하고 마셔버리는데 배탈 나면 정말 고생한다.

아무래도 이 가방이 더 예쁜 것 같아

 이 동네는 사실 별로 할 게 없다. 그냥 돌아다니면서 골목골목 사진 찍고 점심 먹고 시장 좀 들리는 게 호이안에서의 할 일이다. 맞춤 정장이 유명해 필요한 사람들은 한 벌 맞춰가기도 하고 도자기를 만들거나 차(茶)를 구매해 가기도 한다. 해당사항이 없는 우리는 2L짜리 물병을 허리춤에 매달고 그냥 걸었다.

 








15 Nguyễn Thái Học, Phường Minh An, Hội An, Quảng Nam 560000

 구 시가지 입구를 기준으로 3블록 직진해 왼쪽 골목길로 쭉 걸어가면 저렇게 생긴 간판이 보인다. 보통 베트남에선 흔하디 흔한 바나나 바지나 태국 바지를 많이 사가는데 이 가게아주 귀엽고 독특한 바지들을 많이 판다. 호이안에 두 번 방문하면서 구 시가지에 있는 가게는 다 들어가 봤는데, 이 가게만한 곳이 없다. 꼭 베트남 바지를 여러 개 사가길 바란다. 꼭.


우리 집 안방

 다낭의 미케 비치보다는 그나마 나은 안방 비치다. 사실 안방 비치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3km 정도만 가면 현지인 몇 명만 있고 선배드나 해먹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시크릿 비치가 나오는데 해변을 따라가면 금방 발견할 수 있다.

 점심을 먹고 집에 들어와서 한 숨 자기로 했다. 종인이는 뻗어서 자고, 난 아직 기운이 남아 자전거를 타고 해변으로 잠시 산책을 다녀왔다. 역시 조용한 교외로 나오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동허이에서 6만 원 주고 산 핸드폰을 들고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며 시간을 보낸다.




 호이안의 진면모는 해가 지고 나서야 드러난다. 어두워지며 켜지는 등불들은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마을 같다. 배에서 띄우는 촛불배는 정말 정말 별로인 데다가 가격도 만만치 않으니 눈으로 구경하는 걸 추천한다. 첫날은 늘 그렇듯 여기저기 쏘다녔다. 이제 며칠 동안 동네 구경 좀 하면서 사람들 만나야겠다.


2. Hoi an - 투본강에서 울려 퍼지는 '한'의 정서

 그저께 아이스크림 사 먹으러 가는 길에 여행사를 하나 발견하곤 그대로 투본강 코코넛 배 + 쿠킹클래스 상품을 예약했다. 호이안에 가는 90% 이상이 하고 오는 액티비티 상품이지만 작년과 달리 현지에서 조금 더 저렴하고 즉흥적으로 예약했으니 여행 스킬이 조금은 발전한 것 같다.

 아침에 부지런히 일어나 전날 다녀온 호이안 시장

앞에서 가이드와 여행객들을 기다렸다. 전날 다녀온 곳이라 별로 놀랍진 않았지만 고생하는 가이드를 위해 열정적인 리액션을 선보였다.



투본강

 이곳에 오면 반토막난 코코넛 모양의 배를 타고 정글을 이리저리 오가는데 익숙한 멜로디를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가끔 뱃사공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한국 트로트를 틀어놓고 따라 부르신다. 아마도 몇 년간 오간 한국 관광객들의 추천으로 알게 되신 걸로 추정된다. 묘하게 신명 나는 노랫가락과 현란한 손기술로 배를 회전시키며 놀이기구를 만들어주시는 뱃사공들에 금방 즐거워진다. 물론 풍경도 예쁨!

코코넛 배 내부에 소의 응가가 잔뜩 발려져있는 게 함정!


짝꿍들, 이름은 기억나질 않는다.

 쿠킹클래스에선 반쎄오(bánh xèo), 파파야 샐러드를 만들었다. 작년에 한 것과 정.확.히 동일하다. 아무래도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대표적이며 재료비 부담이 많이 없는 메뉴로 안성맞춤이라 그런 듯하다. 요리는 두 가지만 하지만 미리 준비해둔 생선, 조개요리가 함께 나온다.

 가운데 사진 속 문신이 있는 형아는 호주에서 온 아주 성격이 좋은 형이다.

가이드가 "마늘 한 스푼 넣으세요"하면

"오케이 두 스푼!"이라며 까불거리며 개그 캐릭터로 입지를 굳혔다. 호주인들의 전형적인 친근함이다. 굿!


머물던 게스트하우스, 동양적인 매력이 물씬난다.

 가볍게 맥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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