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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하 Nov 28. 2022

토요일 아침 신문을 보면 먹고 싶은 게 생겨

“어! 만화다!”


내복 바람으로 거실 소파에서 뒹굴거리던 아이는 내 목소리에 눈이 신문을 향했다. 아이는 고양이처럼 살금살금 다가와 내 품에 쏙 들어왔다. 신문을 보고 헤실헤실 웃더니 한 마디 한다.


“진짜네~”


아이는 양손으로 신문을 잡더니 다람쥐처럼 도망친다.


“내가 먼저 볼 거야!!”




처음 신문을 봤을 때 아이는 눈을 질끈 감으며 깜찍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으~~ 신문은 아저씨들만 보는 거야!!”


그 내용을 어디서 들었는지 묻자 동화책이 나왔다. 그러나 아이의 귀여운 이유는 하루 만에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거실에 신문을 펼쳐 놓자 아이는 종이를 펄럭거리며 신문 속 세상에 빠져들었다. 매일 아침 신문의 첫 독자는 아이였다. 구독 신청한 나는 아이가 학교 간 뒤에나 읽을 수 있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이는 하루하루 신문에 빠져들었다.




궁금함에 도망간 아이 옆에 가서 슬그머니 엉덩이를 대고 앉았다. 아빠 엉덩이가 근처에 오자 아이는 엉덩이를 축으로 신문을 잡고 시곗바늘처럼 몸을 돌렸다. 고개를 들어도 보이질 않았다. 눈치를 보고 다시 한번 슬쩍 엉덩이를 옮겼다. 미어캣처럼 고개만 살짝 들어 제목을 보았다.


[오늘도 냠냠냠]


맛있게 그려진 생선까스와 비프까스에 아이의 시선은 떨어질 줄 몰랐다.


“맛있겠다~ 그치~”


아침을 먹지 않은 아이는 대답 대신 혀 끝으로 입맛을 다셨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 있는 식당이지?”하는 혼잣말을 아이는 놓치지 않았다.


“여기!!”


아이는 금방 손끝으로 단서를 가리켰다. <송도 국제도시> 나는 재빨리 충전기에 꽂아 두었던 핸드폰을 찾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네이버에 <송도 국제도시 경양식>을 검색했다. 0.3초 뒤 검색 결과가 떴다. 부지런한 손가락과 눈은 화면에서 만화와 비슷한 그림을 찾아 움직였다.


[송도 국제경양식]


“찾았다!!”


이번엔 식당을 찾은 내 목소리가 거실을 채웠다. 아이도 얼굴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였다. 다시 검색을 했다. 이번엔 <송도 국제경양식>이었다. 아이는 검색 결과에서 나오는 간판 모양과 만화에 나오는 간판 모양을 비교했다.  


“여긴가 봐!!”


거실은 흥분의 도가니였다. 배고픈 아침 아이도 나도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이번엔 메뉴였다. 아이는 만화에 나온 생선까스를 손끝으로 가리키며 사진과 똑같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메뉴판도 비교했다. 아이는 만화에 나온 메뉴판을 담당했고 나는 검색 결과 사진에 나온 메뉴판을 담당했다.


“안심 스테이크 삼만 이천 원~”

“안심 스테이크 삼만 이천 원~”

“함박스테이크 만 구천 원~”

“함박스테이크 만 구천 원~”


똑같은 메뉴와 가격이 아이 목소리로 한번 아빠 목소리로 한번 번갈아 가며 거실에 울려 퍼졌다. 아이와 나는 양손을 맞잡고 소리쳤다.


“만세!!!”


핸드폰 지도를 열고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확인했다. 한 시간 정도 되는 거리였다. 아이는 벌써 송도 국제도시로 떠나기로 마음먹었는지 이렇게 말했다.


“먼 데 가서 밥만 먹기 아쉬우니까 둘러볼 거 뭐 있나 찾아볼까?”


거실에서 속닥거리는 소리와 흥분에 찬 목소리가 계속되었다. 달콤한 아침잠이 궁금함을 이기지 못했는지 침대에서 잠을 자던 아내가 안방에서 비틀비틀 거실로 나오자마자 이야기했다.


“우리 어디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이와 아내를 둘러보며 내가 이야기했다.


“우리 12월쯤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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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Edited by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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