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조그마한 발걸음을 통해 나에게 건네는 말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커다란 체육공원 옆에 위치해 있는데, 오늘 아침은 아이를 데려다주고 그 체육공원에서 조깅을 하기 위해 체육공원 옆 무료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아이랑 같이 유치원에 천천히 걸어갔다. 아이는 유치원에 가서 마음껏 놀기도 하고 만들기도 신나게 할 수 있어서 유치원을 좋아한다. 차에서 내려 유치원을 가는 길. 얼굴엔 생기 넘치고 환희 빛나는 눈빛이 감돌고 있었고 발걸음은 깡총깡총거리다 이내 유치원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한다. 가끔 뒤쫓아 가는 아빠가 잘 따라오는지 뒤돌아 보다가 멀어졌다 싶으면 제자리에 서서 이내 나를 향해 외친다.
아이 : (신나는 목소리로) 아빠~~ 빨리빨리~빨리빨리~~!!
나 : (뒤쫓아가면서) 아유~준형아~~ 같이 가야지~~ 천천히 가~~(걱정이 섞인 목소리로) 뛰다 넘어질라~~ 넘어지면 아프잖아~~
아이 : (다시 한번 뛰다 뒤돌아보고 재촉하며) 아빠~~ 빨리빨리~~ 빨리빨리~~!~~!.
아이의 발걸음에 내가 맞추기 바쁘다.
아이를 데려다주고 다시 오후 다시 아이를 데리러 가는 시간
이번에는 유치원이 가까운 바로 옆에 공영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공영 주차장은 10분 정도만 무료이기 때문에 시간 안에 데리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데리러 가는 발걸음이 항상 바쁘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였지만 아마 주차 요금 생각에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리고 나와 주차장까지 갈 때 걸음도 조급했을 테고, 아이는 아마 그런 나를 따라오기 위해 항상 내 손을 잡고 깡충깡충 뛰어서 주차장까지 갔었던 것 같다.
그러다 어느 날은 멀리 횡단보도를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앞서 걷는 아이의 엄마와 그런 엄마 손을 잡고 엄마 발걸음을 따라잡기 위해 겅중겅중 뛰어가던 아이의 모습을 보고 순간 우리 아이도 내 걸음걸이 속도를 맞춰주기 위해 그렇게 깡총깡총 뛰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나 해서 아이의 발걸음에 맞춰보고자 아이가 걷는 속도에 맞추어 발걸음을 늦추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아이랑 내가 평소 걸었던 걸음걸이 속도보다 훨씬 느릿느릿 걸었다. 말을 하진 않았지만 아이는 바빠 보이는 아빠의 발걸음 속도에 맞춰주고 있었던 것이었다. 내색하지 않았지만 아이는 아빠랑 걷는 것이 힘들었을 듯하다. 미안했다. 아이와 손을 잡고 같이 걷는 것만이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걷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아이를 키우는 게 8년 차라 이제는 아이를 많이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서툰 부분이 많다.
아이가 말없이 아빠 걸음걸이 속도에 자신의 속도를 맞추듯이 나도 조금 더 천천히 아이의 속도에 맞추려고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