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마음 살펴보기
늦은 저녁 책상 앞에서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가 와이프랑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우리 집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숫자를 가지고 노는 걸 좋아하길래 작년부터 초등학교 입학을 대비하여 연산 문제집이랑 숫자 창의력 문제집 중 하나를 하루에 2페이지씩 풀게 하면서 습관과 자신감을 붙여주려고 하고 있는데 그 문제집에 대한 이야기였다.
와이프 : 준형이가 문제집 풀다가 울었어~
나 : 응? 왜?
와이프 : 창의력 수학 문제집의 문제 중에 규칙을 찾아서 말로 표현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그게 표현이 안되니까 답답했나 봐 풀다 울었어.
나 : 그래? 이 문제집 푸는 게 너무 어려운 건 아닐까? 나도 가끔 보면 깜짝깜짝 놀랄 만큼 어려운 문제들 있던데..
와이프 : 준형이가 혼자 하는 거 좋아하잖아. 어려워도 혼자 생각해서 풀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니까 속상했나 봐..
나 : 혹시 그러다 공부 싫어지는 건 아니겠지? 지금은 약간 선순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쉬운 문제 풀고, 다 맞혀서 칭찬받고 칭찬으로 자신감 얻고, 또 풀고 다 맞혀서 자신감 얻고 이래야 되는 거 아닌가?
와이프 : 그런데 준형이도 연산 문제집을 몇 달 했더니 지겨워졌나 봐 요즘에는 연산 문제집이랑 창의력 문제집 중에서 어떤 거 풀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창의력 문제집 풀고 싶다고 하니까. 이거 풀었지.
와이프와 이야기할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이 학습 교육이란 것이 뚜렷한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아이랑 열심히 노력해 보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아이에게 자신감,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성실함, 끈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가끔 아이가 힘들어할 때마다 아이에게 항상 물어본다.
나 : (차분하게) 준형아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않아도 돼. 엄마 아빠는 준형이가 공부 잘해도 공부를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런데 공부는 꾸준히 하지 않으면 잘하기는 어려워.
아이 : (뚱한 표정으로) 싫어! 나 할 거야!
나 : 그럼 조금 힘들어도 참고해야 돼. 어려워도 참고 공부하면 나중에 준형이가 하고 싶은 공부도 잘할 수 있고, 준형이가 원하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아이 : (힘들어하는 표정으로 다시 연필을 집는다)
뭐든 꾸준히 열심히 하지 않아도 잘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지극히 평범한 능력치를 가진 나는 그런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나도 오랜 기간 공부도 하고, 직장도 다니고 있지만 항상 욕심이 앞선다. 노력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노력하며 버텨야 하는 데 알고 있는 지금 이 순간도 쉽지 않다. 그래서 잘 안 되는 것을 속상해하고 속상한 마음에 목표를 포기하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이도 그런 것 같다. 잘하지 못하면 보여주기 싫어하며 항상 노력한 것보다 잘하고 싶고 잘해서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보인다.
걱정이 된다. 아이의 잘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너무 잘하고 싶은 마음에 상처받은 속상한 마음이 아이에게 독이 되지 않을까? 어려워할 때마다 항상 옆에서 다독이려고 하지만 그 또한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결론이 쉽게 나진 않겠지만 고민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