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스스로 채점해보기

아이는 혼자 채점할 수 있을까?

by 지하
아이 스스로 채점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부부는 유치원 때부터 아이에게 한 자릿수 덧셈 문제집을 조금씩 풀게 하였다. 그래서 지금까지 아이는 문제집을 풀고 다 끝났다 싶으면 뒤돌아보지 않고 책상에서 벗어나 놀기 바빴다. 가끔 틀린 부분이 보여 아이를 부르면 아이가 짜증을 내며 다가와서 뱀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툴툴거렸다. 그러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 아이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았으면 좋겠다 싶어 스스로 채점하기를 시도해 보았다.


나 : (조심스럽게) 준형아~ 오늘부터 혼자 채점해볼까?

아이 : 내가? 내가 채점해? (신나 하면서) 응!! 응!! 나! 나! 내가 해볼래!!


먼저 문제를 풀 시간. 하지만 자신이 없었는지 문제를 풀다가 한 문제 풀고 답을 확인하고 싶어 하고, 한 문제 풀고 또 정답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어 했다.


아이 : (한 문제 풀고~ 이거 맞아하는 눈빛으로)응~?

나 : 응~응~ 잘하고 있어 다음 문제 풀어봐~

아이 : (또 한 문제 풀고~ 자신 없어하는 표정으로) 응~?

나 : (조금 고민하고) 준형아~ 이거는 다 풀고 나서 이따가 채점할 때 확인하면 되니까 일단 먼저 풀어볼까?


문제를 풀다 보면 자신이 맞는지 빨리 확인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하지만 이 고비를 또 한 번 넘어야 하니 잘 설득해 본다.


힘들긴 하였지만 간신히 문제를 모두 풀고 나서 스스로 채점하기 위해 빨간 색연필을 아이 손에 쥐어주고 문제집 뒤쪽에 있는 모범 답안을 보는 방법을 설명해 준다.


나 : 준형아~ 여기 뒷면에 있는 답을 보고 채점하면 되는데~ 틀린 거 있으면 꼭 왜 틀렸는지 생각해봐~ 알았지?

아이 : (신난 표정으로) 알았어~~ㅎㅎㅎ


하지만 채점 중 틀린 문제를 보더니 정답면을 보고 얼른 틀린 문제를 고친다. 다시 붙잡고 차근차근 이유를 묻는다.


나 : 그거 틀린 거야?

아이 : (멋쩍은 표정으로) 으응~

나 : 틀려도 괜찮아~ 왜 틀렸는지 고민해보고 다음에 틀리지 않으면 되니까~ 왜 틀렸는지 생각해볼까?

아이 : (틀렸다는 소리에 기분이 상했는지 눈을 흘기며) 치~

나 : 준형아~ 준형이가 잘못한 거 아니야 틀릴 수 있어~ 당연한 거야~


간신히 달래서 틀린 문제를 고민하게 하고 다시 답을 적게 하였다. 아마도 앞으로 몇 번은 이렇게 알려주고 옆에서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아이가 내 손을 잡고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길 빌어본다.


아이의 성장을 위해 아이 스스로 경험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언제나 그 시기는 언제일지, 어떤 기회를 주어야 할지,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는 매번 고민이다. 서천석 박사님과 오은영 박사님의 조언으로 긴가민가 하면서 시도하긴 하지만 쉽지 않다. 이번에 시도하는 혼자 채점하기도 그렇다. 아마 한 번에 모든 것이 되지는 않을 테니 자꾸 옆에서 지켜봐 줘야 하겠지만 언제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지 어떻게 알려주어야 아이가 잘 이해하고 따라올지 초보 아빠한테는 어려운 문제 투성이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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