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의 점심시간

아이 시선으로 보는 학교 점심시간

by 지하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매일같이 학교가 끝나고 정문에서 데리러 오는 길에 매번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준형아~ 오늘 점심은 어땠어?”


수업 시간에 대해 물어보면 아이가 집에 가서 알려준다며 대답을 하지 않기에 고심해서 물어본다는 것이 "점심밥 맛있었니? "였다. 아이의 학교 알리미로 매일 아침 오늘 00 초등학교 점심식사 메뉴가 알림이 오고, 학교가 끝난 후 식판 사진으로 점심식사 메뉴를 알려주길래 하루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나 : 준형아~ (사진을 보여주며) 오늘 점심 이거 맞아?

아이 : (웃으면서) 에이~ 그짓말ㅋㅋ 이거~ 그짓말이야ㅋㅋ 이것보다 훨씬 쪼금 줘~ㅋㅋ 푸하하하

나 : (어리둥절하며) 근데 사진은 이렇게 찍어서 보여주는데?

아이 : (어이없다는 듯이) 음… 아냐 아냐 이건 선생님들이 받는 식판 모습~ 우리한테는 이것보다 훨씬 덜 줘ㅋㅋ


물론 사진을 찍기 위해 훨씬 예쁘게 진열을 했을 수도 있지만 아이가 보는 점심시간의 식판의 모습은 완전히 다른가 보다. 갑자기 최근 뉴스에 나왔던 초등학교 급식 관련 기사가 떠올랐지만 일단 다른 것도 물어봤다.


나 : 준형아~ 점심시간에 젓가락 크기는 어떤 거 써? 우리 집에 있는 어른 젓가락보다 작은 거 써?

아이 : 아니 큰 거 어른께 써! 어른꺼!!

나 : 응? 그럼 그거 젓가락질 잘 안되는데? 어떻게 써?

아이 : 하나로 찍어먹지~!! 하나로 잘 안되면 두 개로 찍어서 먹어~ㅋㅋ

나 : 아! 포크처럼?ㅎㅎㅎ

아이 : 응!! 찍어 먹으면 돼~ㅋ

나 : 아빠가 학교에서 돈가스 먹는 비법 알려줄까?ㅋㅋ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서 잘라먹으면 돼 ㅎㅎㅎ

아이 : (잠시 생각하더니~) 응?! 그게 돼?

나 : 응~ 숟가락으로 하면 잘 잘리거든.ㅋㅋ 식판 잘 잡고 숟가락으로 꾹꾹 눌리면 잘 잘려ㅋㅋㅋ 우리 목요일 저녁에 돈가스 사 먹기로 했으니까 그날 보여줄게.ㅎㅎ 준형이도 한 번 해봐~!!

아이 : (눈빛이 반짝거리며~ 재밌는 것을 찾은 눈으로) 응!! ㅎㅎㅎ


대화 이후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 점심시간마다 젓가락을 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웃음) 벌써 두 달이 지났으니 조금 더 적응했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잘하고 있을 터인데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이 되는 건 단순한 나의 노파심인가 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도전 두 발 자전거 1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