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피우기 놀이
2021년 봄부터 장인어른과 장모님이 양평에 지으시던 전원주택은 2021년 가을 추석 즈음에 완공되었다. 양평이라 집에서 가깝기도 하고 주말에 아이에게 놀이 거리가 필요한 거 같아 종종 다니고 있다. 사실 아이는 그전부터 캠핑을 가고 싶어 했으나 우리 부부가 좋아하지 않아 시작하지 않았던 캠핑을 아이의 양평 할머니 댁을 다니면서 해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된 캠핑 대신 할머니 댁 시골 체험에 나, 와이프, 아이가 하고 싶은 경험을 하나 둘 꾹꾹 눌러 채우기 시작했다.
그중 아이가 가장 기대한 것은 불꽃놀이. 처음에는 불꽃놀이를 하러 가기 위해 인터넷으로 스파클러를 주문하고, 숯불과 미니 장작 및 원예용 호미 등등을 잔뜩 들고 할머니 집으로 향했다. 아이는 처음 경험하는 시골 풍경과 여러 경험에 잠시도 방안에 붙어있지를 않았다. 집에 있다면 매시간 찾았을 엄마, 아빠는 쳐다보지도 않은 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호미질, 곤충잡기를 하느라 바빴다.
시간은 흘러 가족 모두가 기다렸던 저녁 시간. 연기에 콜록 거리며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웠다. 몇 번의 경험으로 숯불을 어떻게 피워야 할지, 숯불의 양은 얼마나 해야 할지, 고기는 어떻게 굽는 게 맛있는지 알게 된 노하우로 굽다 보니 이제는 고기 굽기의 달인이라는 칭호를 획득하게 되었다. 5월 중순이 다되어 가도 산 자락 근처라 추워 밖에서 저녁을 먹지 못하고 집안으로 들어가 고기를 먹었다. 맛있게 구운 고기를 본 식구들은 부지런히 젓가락을 휘두르며 고기를 먹었다. 입술에 고기 기름이 묻어 번들거리며 하하호호 맛있게 먹은 후 한참 수다를 떨다 보니 해가 질 시간이 다되었다. 이제 아이의 불꽃놀이를 위해 고기를 구웠던 화로를 보았더니 고기를 구울 때 활활 피어오르던 불꽃을 보여주었던 숯불은 어느새 사그라들고 있었다. 아이의 불꽃놀이를 위해 꺼져 가는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 주변의 나뭇가지를 주워 화로에 집어넣고 불을 피워 놓자 즐겁게 고기를 먹고 난 후 집에서 볼 수 없는 티브이를 보고 있던 아이가 슬금슬금 밖으로 나왔다.
기다란 스파클러(불꽃놀이)를 가지고 한참을 놀다가 이내 불 피우는 화로가 신기한지 옆에 다가와 주변에서 주운 나뭇가지를 하나씩 넣어본다. 불 피우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라 이내 재미를 붙여 여기저기 나뭇가지를 주워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던 아이의 할아버지는 아이에게 말을 건다.
할아버지 : 준형아~ 할아버지 집에 오니까 신나지? 허허허.
아이 : (고개를 끄덕이며 신나서 나뭇가지를 또 주우러 간다.)
할아버지 : 불꽃놀이랑 불 피우는 것도 하니까 좋지? 할아버지가 나뭇가지 주워다 줄까?
평소 무서워하던 할아버지가 나뭇가지를 주워다 주니 아이는 신나서 할아버지 뒤를 쫄래쫄래 쫓아간다. 할아버지가 주워준 나뭇가지를 가지고 화로의 불을 피우며 놀던 아이를 보며 어렸을 때 불놀이를 하며 신났던 기억이 떠올라 웃음이 절로 났다.
즐거운 불 피우기 놀이가 끝난 후 잠잘 시간 오늘은 어땠는지 아이에게 물어본다.
나 : (잠자리에 누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준형아~ 오늘도 재밌게 놀았어?
아이 : (손으로 눈을 비비며 졸린듯한 목소리로) 응~ 오늘도 재밌었어~
나 : (그런 아이를 바라보며) 잘 자~ 아들~(웃음)
아이 : (몸을 옆으로 돌리며) 응~ 아빠도 잘 자~
캠핑 가기 싫은 엄마 아빠에겐 정말 안성맞춤 장소이자 아이에겐 둘도 없는 보물이 된 양평 할머니 집. 정말 다행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