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좋은 엄마와 아들
태어나기를 작게 태어난 우리 집 아이는 입도 짧아서 와이프나 나나 아이가 먹는 양과 종류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과자는 멀리하고 식사량을 늘리기 위해 애를 썼으나 아이가 먹는 식사량은 크게 늘지 않았다. 게다가 과자를 조금이라도 먹는 날에는 그나마 먹던 밥도 얼마 먹지 않았기에 우리 부부는 식사 후에만 아이에게 과자를 허락했고 식사 전 2~3시간 전엔 과자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과자 맛을 알게 되었고 식사 후에만 허락되는 과자였기에 저녁식사 후 아이는 가끔 과자를 찾았다. 와이프도 군것질을 좋아해 가끔 집에다 과자를 하나 둘 사다 두는데 오늘도 와이프가 사다둔 과자를 발견한 아이는 와이프랑 과자 쟁탈전을 벌였다.
아이: (저녁 식사 후 기운 없는 목소리로) 알새우칩 과자가 없어…
와이프: (아니라는 듯이) 구운 감자 과자 있어~ 구운 감자 먹어~
아이: (신나는 목소리로) 구운 감자 과자 있어?
와이프: 응! 그런데 엄마 반틈 줘야 돼~~
아이: (당황하면서) 응? 왜~ 엄마는 어제 알새우칩도 먹고 구운 감자 과자 하나 다 먹었잖아~
와이프: (당황하면서) 응? 그거 어떻게 알았어?ㅎㅎ
아이: (킥킥거리며 웃고는) 다 알고 있지~ (부루퉁한 표정으로) 불공평해~ 엄마는 알새우칩 먹고 구운 감자 하나 다 먹고 내가 먹는 구운 감자 과자 반 달라고 하고~
와이프: (어이없다는 듯이) 그래서 엄마가 편의점 가면서 필요한 거 없냐고 물어봤잖아~ 그때는 필요 없다고 하고 엄마가 과자 사 오면 뺏어먹고!
아이: (당당하게) 나도 딸기 우유 사다 달라고 했어!
와이프: 그래서 엄마가 딸기 우유 사다 놨어!
아이: (갑자기 신나서) 히히! 맞다! 딸기 우유 먹어야지~!!
와이프: 그러니까 구운 감자 과자 엄마 반 줘야 돼~ 알았지?
아이: (삐죽거리며) 치사해!
나: (이 상황을 어이없어하면서) 자! 싸우지 말고 둘이 손잡고 요 앞에 편의점 갔다 와~
와이프: 싫어 안 갈 거야! 준형이 너 혼자 갔다 와!
아이: (황당하다는 듯이) 나 혼자 편의점 어떻게 가!
와이프: (단호하게) 엄마는 안 갈 거야!
아이: (치사하다는 듯이) 피! 그러면서 구운 감자 엄마가 더 먹을라고!
와이프: (달래듯이) 아니야! 하나씩 세면서 나누면 되지~ 엄마 하나~ 준형이 하나~
아이: (구운 감자 과자 박스를 가져오) 그럼 엄마가 세어줘! 나는 여기 박스에 넣어줘야 돼~~ 알았지?
와이프: (천천히 보여주면서 과자를 센다) 자 여기 봐~ 엄마 12개~ 준형이 하나 더 줄게 준형이 13개~
과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과자 가지고 왜 저렇게 치열하게 투닥거리나 쳐다보며 집안일을 하였다. 이것저것 정리하러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치열하던 과자 쟁탈전은 끝나 있었고, 어느새 와이프와 아이는 딱 붙어 앉아서 각자 나눠가진 과자를 얌냠냠거리며 먹고 있다. 둘이 딱 붙어 앉아 웃으며 과자를 먹고 있는 모습을 보니 치열한 과자 쟁탈전이 있었으리라고 생각되지 않는 오늘도 사이좋은 엄마와 아들이다(ㅎㅎ).
*상단 이미지 Photo by Kristyn Lapp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