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부모들이 가장 힘들어한다는 여름방학 시작.
학기 중에는 아침, 저녁만 챙기면 되었지만 방학이 되니 아침, 점심, 저녁 등을 챙겨야 해서 냉장고를 들여다보았더니 먹을 것이 똑 떨어져 반찬을 사러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날이 더우니 오전 중에 다녀오기 위해 아침 먹고 나서 아이에게 말했다.
나: 준형아 우리 반찬 사러 가야 되는데~ 언제 갈까?
아이: (고민해보더니) 잠깐만 나 조금만 더 놀고~
나: (시계를 보고) 그럼 우리 30분만 있다가 반찬 사러 갔다 오자~
아이: (고개를 끄덕이며) 응~
30분 후.
나: 준형아~ 이제 반찬 사러 가야 돼~
아이: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듯이) 잠깐만~
나: 그럼 10분만 더 있다가 꼭 가자~~
아이: (알았다는 듯이) 응~~
그러나 그 10분이 또 10분이 되고 결국 아이는 거실에 한가득 장난감을 늘어놓으며 놀다가 반찬 사러 가지 않았다. 어찌 된 일인지 방학이 되니 놀러 나가는 것 외에는 집 밖으로 한 걸음도 나가지 않으려고 한다. 결국 오늘도 학원에 가기 전에는 한 걸음도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아이가 아직 혼자 집에 있는 것을 싫어해 밖에 나갈 일이 생기면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하는데 점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기가 쉽지 않아 진다.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가려면 아이에게 꼭 필요한 물건(학용품, 장난감, 먹고 싶은 거 등등)을 사거나 아이가 가고 싶은 곳이어야만 했다. 어쩌다 밑반찬을 사러 가거나 집안에 물건을 사러 가자는 핑계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집에 혼자 있기는 싫어하니 오후에 아이가 학원 간 가장 더운 시간에 물건을 사거나 밑반찬을 사러 갔다 와야 한다.
아이 입장에서 왜 그럴까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가 방학이 되었어도 여전히 노는 시간은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유치원이 아닌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 아이는 부쩍 노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표현했다. 학기 중 학교에서는 코로나 걱정으로 이리저리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이야기하는 것이 제한되었고 집에 오면 학원 갔다가 4~5시에 다시 집에 온 후 학교 숙제, 학원 숙제를 마무리하면 7시가 된다. 7시부터 아이는 놀기 시작해 1~2시간 놀고 잠이 드니 너무 바쁜가 하는 생각도 들긴 하다. 그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우리 집 아이는 방학이 되니 집돌이가 되었고, 이러다 혼자 집에 있겠다고 이야기할 날이 생각보다 금방 올지도 모르겠다.
**상단이미지 Photo by Scott Webb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