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어주신 10만 독자님들께 드리는 말씀
내 브런치 활동 초창기였던 지난 4월 30일에, 나는 「층간 소음 가해자 가족의 변명」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바 있다.
https://brunch.co.kr/@jhkwahk/11
이 글은 처음으로 다음 메인과 카카오톡 채널에 노출되면서 1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96개의 댓글이 달렸다.
'조회수가 1000을 돌파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시작으로 순식간에 10000을 넘어버린 조회수에, 나는 흥분을 금치 못했다.
처음 몇 개의 댓글은 달리는 족족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읽었던 나였다. 그리고 '윗집 올림'으로 써야 할 걸 '아랫집 올림'으로 잘못 쓴 부분을 지적해준 댓글에는 감사 인사까지 남겼다.
그런데 그 이후부터 실시간으로 울려대는 댓글 알림은 뭔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했다.
글 올린 다음날이 마침 근로자의 날이라 서울대공원으로 가족 나들이를 가 있었는데, 이 동물 우리에서 저 동물 우리로 옮겨 다니는 중간중간에 ‘띠링띠링’ 알림이 연신 울려대는 통에 알림음을 무음으로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민감한 문제를 잘못 건드렸어!’
'댓글 장난 아니던데?'
'정신 건강을 위해 댓글을 읽지 않는 편이 좋겠어!'
몇몇 지인들의 권고대로 나는 수 페이지에 이르는 댓글을 읽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읽지 못한 댓글은 마치 밀린 숙제 같은 부담으로 남겨둔 채 석 달이 흘렀다.
3개월 동안이나 고이 봉인해두었던 댓글을, 오늘에서야 마침내 읽어 보았다.
많은 분들이 댓글을 통해 표현하신 분노에 충분히 공감하고,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따끔한 지적들은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글 속에서의 내 논조는 사려 깊지 못했고, 제목처럼 '변명'에 불과한 뻔뻔하고 미성숙한 글이었다는 점도 인정한다.
내가 쓴 글로 인해 불편감과 울분을 느끼셨던 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뜻을 전하고 싶다.
나는 다만, '층간 소음 문제'에 있어서는 항상 죄인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애 가진 부모'의 입장에서 한 번쯤은 목소리를 내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가 이 글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받고 답답한 심정을 해소할 수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몇몇 분들로부터 고맙다는 메시지와 함께 응원과 격려의 뜻이 담긴 메일을 받기도 했다.
소수의 독자들에게라도 「층간 소음 가해자 가족의 변명」이라는 글이 '속풀이용 환기창' 같은 역할을 했다면, 나는 그걸로 만족한다.
그런데 이런 발언 역시, 어떤 분들에겐 또 다른 분노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필자를 욕하고 비난하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분풀이가 되신다면, 그렇게 하셔도 좋다.
나는 어떤 비난과 원성이라도 달게 받을 각오가 되어있다.
단지, 이것 하나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층간 소음 가해자 가족들은 의도적 범행을 저지르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완벽한 제어가 어려운 아이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 말이다.
아무쪼록 더욱 유의하며 살겠습니다!
아래층에 끼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심시키며 살아가겠습니다!
귀댁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합니다.
- 윗집 올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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