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들의 생일 문화에 대한 단상

by 핑코

미국에 처음 와서 아들 친구들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기 시작하면서, 파티의 규모나 비용에 적잖이 놀랬었다. 물론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키즈 카페에 생일 파티룸을 빌려 케이크와 피자, 음료 등을 준비해 주고 아이들을 초대한다. 약 15명에서 20명쯤 되는 반 아이들을 모두 초대하기도 하고, 친한 친구들만 따로 생일 초대장을 보내서 RSVP를 받기도 한다. 물론 날씨가 좋은 봄, 가을엔 공원에서 생일 파티를 열어 주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아이가 미국에서 온 후 친구들의 생일 파티 초대를 받다 보니, 본인 생일도 키즈 카페에서 친한 친구들을 불러서 하는 파티를 하고 싶어 했다. 장소와 인원수에 따라 차이가 나긴 하지만, 아이의 생일 파티에 대략 약 1000불, 우리나라 돈으로 100만 원이 훌쩍 넘는 돈을 쓴 다는 게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미국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비싸긴 한데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이잖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결국, 아이의 미국에서 첫 생일 파티는 아이의 소원대로 미국식 생일 파티를 열어 주었다. 낯선 환경에 기특하게 잘 적응해 주고, 언어의 장벽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구들을 사귄 아들을 칭찬하고 격려해 주고픈 마음도 있었다. 초대할 명단을 함께 만들고, 생일 파티를 열 장소를 몇 군데 둘러보며 견적을 받아 본 후 최종으로 장소를 정했다. 초대할 아이들 부모의 연락처를 물어 물어 알아내어 참석 여부를 확인하고, 준비할 음식, 케이크 위에 올라갈 이미지, 파티에 추가할 이벤트 등을 정하며 나름 성대하게 생일 파티를 준비했다.


추가로, 미국에는 구디백(goody bag)이란 낯선 문화가 있다. 생일 파티에 와준 친구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작은 선물을 준비해 파티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 하나씩 주는 것이다. 보통은 작은 쇼핑백 안에 자질구레한 아이들 장난감을 넣어 준다. 실용주의적인 한국 엄마로서는 집에 가서 아이가 한 10분쯤 가지고 놀면 쓰레기가 되어 버릴 만한 그런 잡다구레한 것들을 굳이 선물로 준다는 것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럴 바엔 차라리 이쁜 컵케이크를 주자라고 생각해서 특별히 솜씨 좋은 한국 분이 하는 컵케이크집을 수소문해 찾아서 단체 주문을 넣었다. 물론 미국은 음식 알레르기나 다양한 문화적 배경 때문에 먹을 것을 함부로 주진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내 마음대로 진행하였다.



그렇게 15명쯤 되는 친구들을 초대하여 신나게 파티를 열고, 집에 와서 친구들에게 받은 선물에 둘러싸여 포장을 뜯고 카드를 읽으며 아들은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을 보냈다. 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고 건강히 밝게 자라준 모습에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렇지만 다음부터 생일 파티는 다시 내 방식대로 조금 간소화하는 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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