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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5. 2023

영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서부극을 흉내 낸 조금 실망스러운 007 영화

나는 007 시리즈 영화를 즐겨 대부분의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였지만, 그 가운데서 재미없는 작품을 들라면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를 꼽는다. 스토리 전개도 따분하지만, 특히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라 할 마지막 본드와 스칼라만거의 대결은 설정이 어처구니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영화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The Man with the Golden Gun)는 007 시리즈의 9번째 작품으로서, 1974년에 제작되었다. 


영국 비밀정보부 M16에 본드 앞으로 007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황금 총알이 도착한다. 그것은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란 별명을 가진 정체불명의 살인청부업자 스판시스코 스칼라만거로부터의 살인예고장으로 판단되었다. 스스로 조사에 나선 본드는 사칼라만거의 총에서 발사된 황금 총알을 단서로 마카오로 향하여, 그곳에서 그칼라만거의 아름다운 애인 앙드레아 앤더스와 만난다. 사실 총탄을 본드 앞으로 보낸 것은 스칼라만거와의 관계를 청산하기 위해, 본드를 이용하여 스칼라만거을 살해하려는 앙드레아의 음모였다. 


스칼라만거를 만난 본드는 그가 지금까지  다른 작전에서 찾고 있던 태양광 에너지 변환장치인 “솔렉스 어지테터”를 스칼라만거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앙드레아는 솔렉스 어지테터를 가지고 나와 본드에게 건네주려 하지만, 그녀의 배반을 눈치챈 스칼라만거에게 살해되고 만다. 스칼라만거가 눈치채지 못하게 솔렉스를 손에 넣은 본드는 그것을 조력자인 메리 굿나잇에게 맡기지만, 그녀는 독단적으로 스칼라만거를 추적하려다가 거꾸로 그에게 납치당해 버린다. 

중국 영해에 위치한 외딴섬으로 납치된 굿나잇을 구출하기 위해 본드는 본부의 허락을 받지 않고 독단적으로 그곳을 향한다. 스칼라만거는 본드를 섬 안의 초전도 에너지 시설에 안내하고, 최첨단의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을 이용하여 떼돈을 벌려고 한다는 계획을 본드에게 털어놓는다. 이 계획이 실행된다면 기존의 발전설비들은 모두 폐기 처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본드는 스칼라만거의 이러한 계획을 무산시키려 한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스칼라만거의 수중에 있다. 


이때 스칼라만거가 본드에게 뜻밖의 제안을 한다. 자신과 본드가 1:1로 정정당당하게 권총 대결을 벌여 승부를 결정짓자는 것이다. 바닷가 절벽 아래에 있는 좁은 모래밭이 결투 장소이다. 본드와 스칼라만거는 마치 서부의 건맨들이 결투를 벌이 듯 각자 한 자루 식의 권총만을 들고 대결에 나선다. 드디어 신호가 떨어지고, 본드의 총구에서 총알이 발사된다. 그러자 대결에서 불리함을 느낀 스칼라만거는 바위틈에 있는 출입문을 통해 본부 안으로 도주한다. 발전시설 안에서 그를 찾아 나선 본드와 스칼라만거 사이에 숨 막히는 추격전이 벌어지며, 마침내 본드는 스칼라만거를 해치우고 그의 음모를 분쇄한다. 

이 영화를 감상하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 두 가지 있다. 


1. 스칼라만거가 소유한 솔렉스는 에너지의 공급을 늘리고 그 가격을 낮추는 획기적인 장치이다. 그것이 실용화된다면 세계는 앞으로 에너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본드는 스칼라만거를 제거하고 솔렉스를 폭파시켰을까?


2. 스칼라만거는 본드를 자신의 본부에 포로로 잡았다. 그런데 자신의 계획에 가장 큰 방해가 되는 본드를 일부러 풀어주고 자신과 1:1 권총대결을 벌이자고 하는 것이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스칼라만거가 정정당당한 인물인가? 그렇지도 않다. 본드와의 대결에서 자신이 불리해지자 그만 본부 건물 안으로 도주해 버린다. 전혀 용기가 있다거나 정정당당한 인물이 아니다. 그런데 왜 간단히 제거할 수 있는 본드를 풀어주고 대결하자고 제안했을까? 말이 안 되는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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