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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형 Feb 14. 2023

영화:부시맨(The Gods Must Be Crazy)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순박한 부시맨이 벌이는 폭소 만발한 활약

영화 <부시맨>(The Gods Must Be Crazy)은 1980년 남아프리카에서 제작된 영화이다. 지금까지 내가 아프리카에서 제작된 영화를 감상한 것은 이 영화와 그 속편인 <부시맨 2>밖에 없다. 원제목은 “신들은 틀림없이 미쳤다”인데 우리나라에서 <부시맨>으로 바뀐 것은 아마 종교에 대한 배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영화는 남아프리카와 보츠와나 공화국 사이에 걸쳐 있는 사막에 거주하는 부시맨들의 생활을 코미디 풍으로 그린 작품이다. 지금까지 본 코미디 영화로서는 손꼽을 정도의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이 영화는 서로 독립적인 세 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 되고 있다. 비행기에서 떨어진 빈 콜라병을 신의 선물이라고 오해한 부시맨이 이것을 다시 신에게 돌려주려 여행을 떠난다. 남아프리카 오지에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여 선생이 부임하는데, 그녀를 마중 나간 청년과의 요절복통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정부전복을 위한 쿠데타를 도모하다가 실패한 게릴라들이 아이들을 납치하여 도주한다. 그런데 이 세 개의 사건이 모두 사막에서 만나게 되는데, 부시맨의 활약에 의해 게릴라들을 처단하고 아이들을 구한다는 이야기이다. 


칼라하리 사막 상공을 비행하고 있던 자가용 비행기에서 파일럿이 빈 콜라병을 던지는데, 그것이 부시맨들의 마을 근처에 떨어진다. 부시맨들에게는 이 콜라병이 물을 긷는 그릇으로도, 악기로도, 그리고 가죽에 무늬를 넣는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는 마법과 같은 물건이었다. 이 신기한 물건을 두고 마을 사람들이 언쟁을 벌이게 되자, 평화를 사랑하는 부시맨인 카이는 이것이 마을사람들 사이의 분쟁을 일으키는 좋지 않은 물건이라 생각하고, 이것을 버리자고 한다. 그런데 몇 번을 버렸지만 병은 다시 마을로 돌아온다. 그러자 카이는 이 물건이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도록 땅끝까지 가서 버리고 오겠다며 병을 버리기 위해 땅끝을 향해 출발한다. 

아프리카 시골 오지에 있는 학교에 여 선생이 부임하기로 계획되어 있다. 앙드류는 여선생을 마중하기 위해 낡은 지프차를 타고 떠난다. 그런데 차가 워낙 낡았다 보니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다. 언덕에다 차를 잠시라도 세워두면 차가 저절로 굴러내려 가 골치이다. 우여곡절 끝에 여선생을 만나는데, 그녀는 케이트라는 이름의 젊고 아름다운 여성이다. 앙드류는 원래 주변머리가 없고 여자 앞에서는 말도 제대로 못 한다. 그런 앙드류가 예쁜 케이트를 만났으니, 만나는 순간마다 실수연발이다. 함께 진흙탕에 뒹굴고, 강물에 빠지고 하면서 소동을 거친 끝에 무사히 케이트를 학교까지 데려다준다. 


테러 단체가 쿠데타를 모의하였다. 이들은 정부 부처를 공격했으나, 실패하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이들은 도주 중에 케이트가 가르치고 있는 학교를 지나가다가 케이트와 아이들을 인질로 삼아 도망간다. 마을 주민들은 케이트와 아이들이 인질로 잡혀있어 테러 단체가 요구하는 대로 음식 등을 공급한다. 이들이 떠난 뒤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앙드류는 케이트와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테러 단체의 뒤를 추격한다. 그러다가 콜라병을 버리려 여행 중인 카이와 우연히 만나게 된다. 앙드류는 카이에게 아이들을 구하는데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황무지에서 테러 집단이 마을주민들이 날아준 음식으로 성대한 파티를 벌이고 있다. 한편에서는 먹고 마시고, 다른 몇몇은 케이트와 아이들을 감시한다. 이때 카이는 앙드류의 부탁을 받아 잠 오는 약을 바른 화살로 아이들을 감시하는 테러 집단의 졸개들을 하나하나 잠재운다. 감시자들이 쓰러진 틈을 타서 케이트는 아이들을 끌고 도망치는데, 이를 안 테러단이 이들을 잡으려 쫓아온다. 이때 테러 단체를 추격하던 경찰들이 나타났다. 그동안 인질들 때문에 테러단에 대한 공격이 불가능했지만, 이제 마음대로 공격이 가능하다. 결국 테러단은 경찰에 전원 체포되고 만다. 


이렇게 사건이 해결된 뒤 다시 각자는 자기 할 일을 찾아간다. 카이는 땅끝까지 가서 콜라병을 버린다. 그리고 케이트 앞에만 서면 정신이 멍해지고 어쩔 줄 몰라하던 앙드류도 케이에게 사랑을 고백하려 한다. 그런데 막상 말을 하려니 무슨 말을 할지 그냥 횡설수설하고 만다. 앙드류의 마음을 알게 된 케이트는 스스로 나서 그의 사랑을 받아들인다. 


아주 재미있는 수준급의 코미디 영화였다. 우리나라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는 이 영화가 그해 최고 흥행작이었다고 한다. 나는 당시 고속버스를 타고 다니며 이 영화를 몇 번 감상한 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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