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나라 태국에서 벌이는 외교관 부인의 사랑의 모험
1970년대 중반 <엠마누엘>(Emmanuelle)이라는 영화가 세계적인 대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영화는 1960년대 프랑스 작가가 쓴 같은 이름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지금에 비해 성에 대해 한층 엄격한 기준을 가졌던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영화 <엠마누엘>(Emmanuelle)은 1974년 프랑스에서 제작되었는데, 성에 대한 너무나 노골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는 수입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제작된 지 20년이 지난 1994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우리나라에 수입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영화가 세계적인 화제가 되자 소설도 불티나게 팔렸다. 우리나라에서도 영화는 수입 금지되었지만 소설은 번역 출판되어 1970년 중반 이 소설과 함께 역시 같은 프랑스 소설인 <O의 이야기>(Story of O)와 함께 에로소설의 대명사가 되었다. <O의 이야기>도 나중에 영화화되었는데, 여기에 영향을 받았는지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목을 모방한 <O양의 아파트> 등의 아류작이 나오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의 본격적 에로영화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애마부인>도 바로 <엠마누엘 부인>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엠마누엘의 애칭이 <엠마>이니까.
영화 <엠마누엘 부인>과 함께 세계적 섹시스타로 화려하게 등장한 여배우가 이 영화에서 주인공 엠마누엘 역을 맡았던 실비아 크리스텔이다. 영화 <엠마누엘>이 우리나라에 수입되지 못했던 탓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외신을 통해서 이름만이 알려진 정도였는데, 1980년대에 들어 그녀가 주인공 역을 맡은 <채털리 부인의 사랑>, <개인교수>, <마타하리> 등이 연이어 수입되면서 그녀에 대한 국내 팬들도 많아졌다. 그녀는 1980년대에 제작된 우리나라 영화 <성애(性愛)의 침묵>이란 영화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위에서 말한 영화들은 대개 실비아 크리스텔이 30대가 되어 출연한 영화들이다. 이에 비해 <엠마누엘 부인>은 그녀가 22세에 출연한 영화이다. 그런 어린 나이였기에 <엠마누엘 부인>에서의 실비아 크리스텔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섹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청초해 보이기도 한다.
엠마뉴엘의 남편인 장은 태국에 주재하고 있는 프랑스 외교관이다. 엠마뉴엘은 남편을 만나기 위해 프랑스에서 태국으로 날아간다. 엠마뉴엘의 남편 장은 부부 사이에서도 남녀의 자유를 주장하는 사람이다. 자신도 자유롭게 성을 찾아다니지만, 엠마뉴엘에게도 스스로가 내키는 대로 자유분방한 성생활을 하라고 권유한다.
태국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엠마뉴엘은 모르는 남자와 성적 관계를 갖는다. 이 장면은 당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태국에 도착한 엠마뉴엘은 외교관 부인들과 어울린다. 이들 외교관 부인들도 거리낌 없이 성적 자유를 즐긴다. 열대의 나라 태국의 자연 속에서 엠마뉴엘이 경험하는 성적 판타지, 성적 모험은 계속된다.
이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게 되자 속편이 속속 제작된다. <엠마누엘>의 속편 영화는 거의 10편에 가까이 제작되었는데, 실비아 크리스텔이 주인공을 맡은 영화는 이 영화의 뒤에 나온 <엠마누엘 2>까지이다.